인천시의원들이 본분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추경안 심사에서 지역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대신 시의회 예산을 증액, 물의를 빚은 시의원들이 이번에는 전국 장애인체전을 하루 앞두고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의회 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2일 제주도로 2박3일 일정으로 연찬회를 떠났다. 목적은 99년도 결산안 심사를 앞두고 생산적이며 효율적인 위원회 운영을 도모하고 위원 상호간에 친목과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 연찬회 장소는 제주도의 한 콘도이며, 참석인원은 6명의 소속 의원과 3명의 관계 공무원이다.

 이에대해 산업위 소속 한 의원은 『이번 연찬회는 이미 두 달 전에 계획된 것으로 모든 절차를 마친 것』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연찬회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제20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를 하루 앞두고 실시된 것으로 그 시점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장애인체전은 그동안 수도권일원에서 제한적으로 치러져왔던 폐쇄성을 탈피, 전국을 순회하며 실시키로 하고 처음으로 인천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그 의미는 남다르다.

 때문에 인천시는 이번 체전에 참여할 2천여명의 장애인선수 및 관계자들과 3만여명의 관중 등 전국에서 찾아올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과정부터 정성을 쏟았다. 자원봉사자들만 2만여명이 참여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개최를 위해 인천시민들도 함께 나섰다.

 그러나 정작 이번 체전에 발벗고 나서야 할 시의원들은 행사를 뒷전으로 하고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나 이같은 시민들의 참여정신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연찬회를 떠난 12일, 아침부터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던 인현동 화재참사 부상자 가족들은 오후 6시 시청에서 열린 성화안치식을 위해 1시간 전인 오후 5시 자진해산하는 협조정신을 발휘, 시의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조태현기자〉 choth@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