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사회의 조건'정의 열풍'몰고온 하버드 특강 8가지 관점으로 해석
   
 


<정의사회의 조건>(고바야시 마사야·황금물고기)은 일본 지바대학 법경학부 고바야시 마사야 교수가 정의의 멘토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전작(全作)을 해석하고, 그 속에 담긴 사상의 본질을 파헤친 친절한 해설서이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가>,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왜 도덕인가?> 등 국내에서 출간된 도서 외에도 미출간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그리고 그가 발표한 논문의 주요내용까지 한 권에 담아낸 샌델 철학의 종합 안내서라 할 수 있다.

현대사회와 인간을 재해석하고 정의와 도덕을 재발견케 하는 정의의 이야기꾼, 마이클 샌델은 우리에게 사회와 텍스트를 재해석하는 탐구심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네게 닿지 않는 것에 선의를 갖고 대하면 언젠가 그것이 네 것이 된다"는 니체의 말을 실감하게 한다.

그는 우리의 철학적 사고가 확장되고 깊어지면 정의사회의 조건과 올바른 삶이 바로 우리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철학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열린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정의를 설명하고 있다. 정의·도덕·생명윤리·자유주의·민주주의를 아우르는 그의 공동체주의적 공공철학은 동시대인들의 시야를 넓혀 주면서 보다 나은 세계로 나아가자고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저자 고바야시 교수는 전 세계를 정의의 열풍에 휩싸이게 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여덟 가지 관점에서 주목한다. 하버드대학이라는 지적 브랜드, 대중사회 속의 지적 오아시스, 대화형 강의의 신선함, 강의의 연극적인 전개, 사례나 도덕적 딜레마의 흡인력, 정치철학이라는 장르의 매력, 세계의 시대상황과 매치되는 시의성,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과 공감이라는 이유에서 그의 강의가 이런 놀라운 반향을 일으켰다고 본다.

1부에서는 세 가지 정의론 즉 행복형 정의론, 자유형 정의론, 미덕형 정의론을 통해 정의를 탐구한다. 행복의 극대화를 주장하는 공리주의, 의무와 권리로서 자유의 존중을 주장하는 자유지상주의, 미덕을 추구하는 목적론적 공동체주의를 차례로 설명하고 반박한다. 그 속에서 중요한 것은 '동기'라고 했던 칸트와 자유형 정의론을 주장한 존 롤스, 또 정의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까지 등장한다.

2부에서는 샌델이 명성을 얻게 된 저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다. 롤스의 자
유주의 정의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샌델은 롤스의 정의와 도덕의 주체인 자아관을 비판하면서 공동체와 공동선을 중요시하는 공동체주의의 출발을 알린다.

3부 공화주의의 재생을 위하여에서는 법적 절차가 중요해지면서 거의 '소송회사'라고 불리는 현재의 미국사회를 비판하며, 다시 공화주의에 기초한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부에서는 우생학 비판, 배아의 윤리, 자녀를 디자인하는 부모의 예와 천부 생명관을 비교해 보고, 인간 생명에 대한 철학적 입장, 그리고 그 관계를 돌아본다.

5부에서는 민주사회에서 도덕적 가치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살펴본다. 도덕적·정치적 논리에서 시장주의와 자유주의를 비판하고 공동체주의적 공화주의의 전개를 주장한다. 고전적이면서도 새로운 본래의 정의를 탐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