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스쿠스 AFP.DPA=연합】 시리아를 30년 가까이 통치해오면서 중동지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 온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69세를 일기로 10일 사망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아랍의 위엄을 지키고 권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오랜 세월 싸워온 아사드 대통령이 10일 아침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과 함께 시리아 의회는 서둘러 특별회의를 소집, 그의 아들인 바샤르(34)가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도록 대통령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헌법 제83조를 수정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바샤르에 대한 찬미구호를 외쳐댔다.

 바샤르의 대통령 승계전까지 과도기를 이끌 인물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통령이 당분간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식통은 오는 13일 아사드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려 다마스쿠스 북쪽 300㎞ 떨어진 고향마을 케르다하에 유해가 안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으며 시리아 정부는 40일간을 공식 추모기간으로 선포했다.

 의료전문가들은 아사드 대통령의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전하면서 심한 당뇨병으로 고생해온 그의 건강이 최근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리아 문제 전문가는 아사드 대통령의 당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눈과 순환기 계통이 손상됐고 이에 따라 지난달 이스라엘의 레바논철군 등과 같은 중요문제를 직접 챙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바샤르에게 보낸 애도 전문에서 아사드 대통령이 자신과 전화통화하던 중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중동 국가의 지도자들은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하고 국영TV들은 추모방송을 내보냈으며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러시아 외무부도 애도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시리아와 적대적 관계인 이스라엘은 후임대통령과 양국간 평화유지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조 록하트 미국 백악관대변인은 매들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아사드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고 빌 클린턴 대통령 또는 앨 고어 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시리아의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될 바샤르는 영국에서 공부한 안과의사로 지난 94년 그의 형 바셀이 교통사고로 숨진 후 권력승계 수업을 쌓아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