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리그 타격·도루 1위'최우수'…"이종범 선수 닮고 싶어"
   
 


지난 3월 18일 인천 LNG 야구장.

동산고 선발 투수가 공을 힘껏 던졌다.

이에 맞선 제물포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삼진, 삼진, 삼진'
그 와중에 다시 등장한 1번 타자(배번 7번)가 타격 폼을 잡은 채 투수를 향해 쏘아봤다. 투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다시 힘차게 공을 던졌고, 타자는 끝까지 공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딱'

시원한 3루타였다. 제물포고의 '보물' 오상엽(17) 선수는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한 질문에 주저 없이 2012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인천강원권) 동산고와의 경기를 꼽았다. 상대 투수는 동산고 에이스 이건욱 선수. 이날 경기에서도 이 선수는 제물포고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 19개를 뽑아내는 등 무시무시한 괴력을 보여줬다.

이 선수는 8회까지 단 2개 안타를 허용했는데, 3점을 뽑은 한 안타가 오 선수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날 오 선수의 활약에 힘입은 제물포고는 동산고를 상대로 7대6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거'를 꿈꾸고 있는 야구 유망주 오 선수의 앞으로 활약에 인천시민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오 선수는 고교 야구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제물포고의 핵심 선수다. 팀의 유격수로서 발이 빠르고 타격 센스가 좋은 점이 오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오 선수는 1학년 때 미추홀기 야구대회에서 5할 대의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중심타선으로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오 선수는 이 대회에서 타격상을 거머쥐었다.

오 선수는 올해 3학년이 돼서도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전반기 리그에선 최우수 선수상과 타격 1위상(0.444), 도루 1위(5개) 등을 차지했으며 전국 고교 3대 유격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 선수의 이 같은 성장세는 조만간 프로팀에 입성할 오 선수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 선수는 가장 좋아하면서 닮고 싶어 하는 선수로 올해 KIA에서 은퇴한 이종범 선수를 꼽았다. 자신의 경기 스타일이나 활약상이 이 선수와 닮았다는 점 때문이다.

오 선수는 향후 목표에 대해 "우선 프로야구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며 메이저리그에 진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대결하는 꿈도 꾸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 오주영(42)씨는 "상엽이가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꾸준하게 활약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 선수가 야구 선수가 된 계기는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문학경기장에서 야구를 보다가 야구의 매력에 빠지면서였다고 한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예찬도 남다르다.

오 선수는 "야구는 홈런 한방에 희비가 엇갈리는 게임"이라며 "경기 결과를 끝까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야구"라고 소개했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