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맞은 송영길 인천시장
   
▲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달 25일 취임 2주년 인터뷰를 통해 하반기 시정의 중심을'재정위기 극복'과'투자유치'라고 밝혔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엔"부채비율 40% 초과는 불보듯 뻔하다"며"상황에 따라선 정면돌파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가 민선 5기 출범 2주년을 맞았다. 송영길 시장은 지난 2년의 임기를 돌아보며 "10년 간의 국회의원 생활을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을 주물렀던 국회의원 신분이었다가 한푼의 국비 지원에 울고 웃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간 인천지역의 최대 이슈는 '재정위기'였다. 결국 송 시장은 지난 5월 올해 부족한 예산이 1조 2천억 원에 달한다고 고백하며 인천도시철도 2호선 완공 연기 등 재정위기 대책을 내놨다. 당장 예산 부족에 지역 대규모 숙원사업들은 정부 반대로 옴짝달싹도 못하는 상황에서 인천의 문제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송 시장에게 임기 2주년 평가와 앞으로의 비전을 물었다.


▲ 지난 5월30일 재정위기 대책 중 '2014 인천아시안게임 정부 반납'의 배경은.

-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대회 개최는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는 등 시민에게 혜택을 드리기 위한 것이지, 우당탕탕 경기만 치르겠다는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닙니다. 아시안게임 개최까지 불과 1년 여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정부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해 경기장과 도로 건설 예산의 30%, 50%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정부가 70% 이상을 지원합니다. 재정이 어려운 인천시는 정부가 지원을 늘리던지 지방채 부채비율 한도인 40%를 풀어주지 않으면 대회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부에 규제완화와 국고지원을 다시 한번 요청하겠습니다.

대회 정부 반납과는 별도로 아시안게임을 아예 치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은 앞으로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해야 할 곳입니다. 대회를 치르지 않으면 투자유치에 지장이 있을 것입니다.


▲ 시정의 역점이 '투자유치'에 맞춰졌는데. 실적과 계획은.

- 취임 이후 2조 8천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했습니다. 지난 5월 세계 2위의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업체인 미국 앰코 테크놀로지사와 10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오는 2014년까지 영종하늘도시에 미국 보잉사의 항공운항훈련센터를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송도에 의약품 생산 및 신약 연구시설을 만드는 계약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습니다. 다양한 투자유치로 송도는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청라와 영종을 중심으로 투자를 유치할 생각입니다.


▲ 원도심 개발정책이 아직 지지부진한데.

- 루원시티 개발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연되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건물 철거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중입니다.

문제는 함께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추진 의지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루원시티 사업에서 이익을 낼 수 없다면 빨리 결단을 내려 손해를 줄여야 합니다. 중요 앵커시설에 대해서는 땅값을 3.3㎡당 1천만 원대로 내려줘서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시는 빨리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서로 귀책사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 다투는 중입니다. 상황에 따라선 올해 말 대통령 선거를 거쳐 새 정부에 정책적인 결단을 요청할 생각입니다.


▲ 루원시티와 함께 정부의 결단을 요청할 사업들은.

- 루원시티와 마찬가지로 LH와 연관된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있습니다. 인천대교와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조항 때문에 건설되지 않고 있는데 책임 공방은 미루더라도 공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사업을 성공시키면 손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이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국비 지원과 수도권매립지 오는 2016년 사용 중단 등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업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우리는 채무비율 40%가 넘을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면돌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대선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 호불호를 떠나 모든 대선후보와 관계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시민들이 2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상황이라 어떤 대선후보도 인천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 최근 인천이 수능성적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대책은.

- 지난해 국가 수준 학력성취도 평가에서 신현고 등 10개 지역 고등학교가 높은 성과를 거뒀고, 초·중·고등학교의 학력 성취도가 향상되고 있는 중입니다.

나쁘게 나온 수능 결과에 비해 전국 주요대학 합격자는 지난해에 비해 200여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학 입시는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수시를 중심으로 한 입시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대학들이 전체 신입생의 64%를 수시로 뽑는다고 하니 동반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반기 시정 중심 어디에 둘 예정인지.

- 최근 저는 다양한 TV토론회에 참가해 시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누차 밝혔습니다. 나가면서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우리의 어려움을 알려야 합니다.
앞으로도 투자유치에 역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입니다. 개발 사업을 통한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비전을 이어가겠습니다.

취임 초 침체됐던 송도의 분위기는 이제 많이 바뀌었습니다. 청라 하나금융타운 유치와 트리플 파이브의 몰 오브 코리아 유치 등을 시작으로 영종과 청라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드릴 말씀은.

- 시장 취임 후 우리의 지방자치가 껍데기만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정부가 세금을 틀어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에 예산을 구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방자치라고 할 수 없습니다.

부진한 사업과 재정문제를 정리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더 넓은 소통으로 시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을 약속 드리점습니다. 시민들께서는 시를 믿어주시고 단합된 의지를 보여 주신다면 지금의 위기가 '경제수도 인천'으로 발전할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대담=남창섭 정치부차장
정리=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