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교육비 감소 원인 살펴보니
   
▲ 방과후 학습이라고해서 무조건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예·체능, 외국어, 교과목 수업이 함께 진행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왼쪽) 방과후 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이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회화 수업을 들으며 영어능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지난해 인천시의 사교육비는 전국에서 가장 큰 2.7%p가 줄어들었다. 2010년 가구당 평균 22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던 것이 2011년 21만4천 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부산(20만7천 원) 다음으로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은 방과후 학교와 EBS 연계 교육이 효과를 나타낸 결과로 판단하고 있지만 정작 학부모와 학원가는 경기침체로 인해 가계 지출이 줄어든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 2011년 사교육비·사교육 참여율 줄어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분석'에서 지역 사교육비 총 규모가 2010년 1조 788억 원에서 2011년 1조 24억 원으로 7.1%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서울과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광역시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것이다.

인천은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사교육비가 감소했다.

초등학교가 23만3천 원에서 21만8천 원으로 6.4% 감소했고, 중학교는 22만 원에서 21만9천 원으로 0.5% 줄었다. 일반고등학교는 24만5천 원에서 23만7천 원으로 3.3% 감소했다. 하지만 특성화고등학교는 3만 원에서 7만1천 원으로 늘어났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하락했다.
인천은 2010년 72.1%의 사교육 참여율을 보였지만 2011년 70%로 2.1%가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특별·광역시 평균 감소율인 1.9%를 기록한 것을 보면 꽤 높은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초등학교가 87.2%에서 83.2%로 5% 감소했고, 중학교는 68.4%에서 66.1%로 2.3%, 일반고등학교는 61.4%에서 59.7%로 1.7%가 감소했다. 반면 특성화고등학교는 14.4%에서 28.1%로 13.7% 급증했다.


▲ 사교육 감소는 원인은

교육당국은 그동안 추진해온 방과후학교와 EBS 연계 교육 강화로 사교육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사교육을 공교육이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인 학부모들의 반응은 정반대다.
2008년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가계지출이 줄면서 덩달아 사교육비도 같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수능과 덜 민감한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도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사교육비는 2009년까지는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0년에는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과 같았으나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3.8% 정도 줄었다. 특히 초등학교는 높은 참여율에도 사교육비는 24.5%에서 24.1%로 큰 폭으로 줄었다.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가율이 떨어진 이유에는 초등학생 중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는 학생이 5.4%p 늘어나는 등 방과후 학교 활성화가 영향을 줬다.
초등학생 수 자체가 전년도에 비하여 줄어들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전년과 비슷한데 비해 중학교 사교육비는 오히려 더 늘었다


▲ 영어·수학 사교육비는 꾸준히 증가

전국 과목별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과목별로 살펴보면 영어 8만1천 원, 수학 7만 원으로 두 과목에 대해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사회·과학 과목에 대한 사교육비는 2010년 4.5%, 12.5%, 2011년 9.5%, 7.1%로 각각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영어와 수학과목에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2010년 수학과목이 1.5% 증가하고 2011년 1.3%, 2.9%로 각각 증가했다.

통계청은 "올해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첫 시행돼 영어의 사교육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학원법을 개정해 고액 학원비를 막는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정착하진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 수능-EBS 연계 사교육비 감소 '일등공신'

지난 2012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결과 분석을 살펴보면 수능과 EBS의 연계율이 70%까지 높아지면서 EBS 강의 수강 시간이 높은 학교가 수능 점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과 교육 공무원들도 사교육비 경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부 정책으로 'EBS-수능 연계'를 꼽았다.

하지만 학부모 10명 중 3명 정도만이 EBS연계가 사교육을 감소시켰다는 데에 동의했다. 반면 교육공무원들은 10명 중 7명이 EBS 연계 수능이 효과가 있었다는 등 압도적으로 EBS 대책을 지지해 학부모와 교육공무원 간의 온도차가 컸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