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밀링턴'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사무국장
   
▲ 스파이크 밀링턴(Spike Millington)'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사무국장이 저어새 모형 앞에서 인천과 송도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 하고 있다./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에 스파이크 밀링턴(Spike Millington·58) 사무국장이 지난달 18일 새로 부임했다.

영국 출생인 그는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생물학 학·석사를 취득했다. 사무국을 맡으면서 가족들과 함께 송도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인천이 개발과 보존을 함께 고려하는 도시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국을 소개해 달라.

-매해 250여 종의 5천만 마리 새가 22개국을 경유해 이동한다.
우리가 철새라고 부르는 종들이다.

북으로는 러시아 극동지방과 알래스카 지역, 남으로는 한반도 등 동아시아를 경유해 호주, 뉴질랜드까지 도달하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의 이동경로를 관리하는 것이 사무국의 주요 역할이다.

철새들의 이동경로와 서식지를 보전하고 지원한다. 결국엔 인류와 생물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다.

이를 위해 정부, 지역관리자, 다자간 환경협정 등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대화하고 협동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현재 일본과 호주, 미국, 중국 등 27개 파트너십이 설치돼 있으며 송도 사무국은 이들을 총괄하는 기구다.


▲직책을 맡게 된 소감과 인천과 송도에 대한 느낌은.

-행복하다. 부임한지 3주째 접어들고 있는데 한국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게 돼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생물학을 전공하면서 새들의 생태와 생존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다.
필리핀과 중국 등을 돌면서 자연환경분야의 다양한 국제기구와 기업에서 근무했다.

나는 그동안 경험을 통해 축적된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슈와 미래의 의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이점이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 사무국장으로 최종 선임된 이유라고 보인다.

지난해 9월 전임 사무국장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임한 후 채용공고를 통해 지원했고 올해 2월 최종 후보로 확정된 후 어느 때 보다 확실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이 처음은 아니지만 송도에서 직접 생활을 해 보니 이 곳은 특별한 느낌이다. 매우 고요하고 평화롭다.
녹지가 충분해 공기도 신선하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인간에 대한 존중심과 배려심을 알 수 있다.


▲부임 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철새들은 현재 위기다.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다.
새들이 이동하는데 쉬었다가 먹이 먹고 갈 휴식처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변가나 갯벌의 보존이 그래서 중요하다. 무분별한 개발로 갯벌이 매립되면서 새들의 생존공간이 함께 매립되는 것이다.

전 세계 적으로 갯벌과 습지 매립이 진행되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특히 한국은 보존보다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원을 보존하고 재활용하는 방법이 우선되야 하며 이미 실패를 맛본 네덜란드 등 서구 국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문제성 부각과 교육이 내가 맡은 핵심 임무다.

어린이 교육과 언론 홍보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송도는 갯벌을 매립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곳에 사무국이 설치된 것이 넌센스 아닌가.

-이미 매립한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개발 위주의 성장을 했다면 최근 들어 지속적인 성장과 보존을 전제한 성장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같다.

지난 2008년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 총회도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며 이 때 매립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알게 됐다.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철새가 있나.

-알래스카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이동하는 철새 중 여러 종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새는 큰뒷부리도요(Bar-Tailed Godwit)다. 큰 부리와 생동감 있는 눈이 인상적이다. 점점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안타깝다.

검은부리저어새(Blackface Spoonbill), 넓적부리도요(Spoonbill Sandpiper), 청다리도요사촌(Spotted Greenshank), 큰부리도요(Asiatic Dowitcher) 새가 송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 대양주 전역에서 점차 죽어가고 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


● 스파이크 밀링턴 사무국장은 …

-1953년 영국 출생
-영국 University of Leeds 학사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 석사
-1990~1991 나이제리아 WWF(세계야생동물기금) 생물다양성 전문가로 활동
-1991~1995 마다카스카르 환경관리프로젝트를 위한 지식·효율 정책의 프로그램 조정관
-1995~1998 에디오피아 기획경제개발부상급보전정책자문
-2006~2010 유엔개발계획(UNDP) EU-China 생물다양성 프로그램 최고기술자문
-2011~2012 미국국제개발처(USAID) 생물다양성 장기발전 전략을 위한 기술지원
-2012.5.18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장 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