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호기심·영웅심리 …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한때 호기심·영웅심리 …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 이재필
  • 승인 2012.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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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신 열풍 왜 부나

"주목 받고 싶어서" "멋있어서" 또래 유대관계 형성 파급력 커

무허가 타투이스트들, 학생 상대 시술연습 … 건강·위생 악영향
지우는 데 수백만원 소요 … 사회 따가운 시선에 자책하기 일쑤

 

   
▲ 무허가 타투이스트를 통해 문신을 한 고등학생. 주목받고 싶은 학생들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계양경찰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문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춘기 시절 주목 받길 원하는, 소속감을 갖고 싶은 또래 심리 때문이다. 특정 상표 점퍼가 학생들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문제는 문신을 한 이후다. 사회에 진출한 청소년들에게 문신은 낙인으로 남는다. 한 번 몸에 새긴 문신은 쉽게 지울 수 없다. 전반적인 사회에서는 이를 '멋'이 아닌 '값싼 반항'으로 받아들인다. 과거의 실수로 문신을 한 아이들은 사회의 통념에 덩달아 낮게 평가된다. 상당수의 문신 경험자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절대 문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책한다.

지난 5월 초 인천계양경찰서는 관내 학생부장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한 학생이 문신을 했는데 도통 걷잡을 수가 없어요. 더욱 큰 문제는 학생들이 이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에요. 지금 서로 문신을 하겠다고 난리입니다."

A고교의 B 교사가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계양서는 이를 토대로 학생들에게 문신을 새겨준 무허가 타투이스트를 보건범죄의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 사이에서는 문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친구들에게 주목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문신을 해 경찰 조사를 받은 A고교의 학생 역시 "주목을 받고 싶어 문신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춘기 시절의 학생들에게 파급력은 엄청나다. B교사가 우려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한 학생이 문신을 해 주목을 받으면 다른 학생들 역시 이를 우러러보며 자신도 문신을 해 주목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문신을 통해 서로 유대관계를 형성, 또래 문화를 이루는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노스페이스 점퍼를 통해 서로 간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건상 계양서 여성청소년계장은 "다른 집단과 달리 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행동을 했을 때 그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며 "학생들은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문신도 이와 같은 경우"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문신을 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학생들은 인터넷 또는 친구들을 통해 문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쉽게 얘기해 "부평구 OOO에 가면 타투이스트가 있는데 잘한다더라", "문신을 멋있게 그려주는 데 가격도 저렴하더라" 등의 내용을 서로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그 내용 또한 상당히 구체적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이유는 학생들을 상대하는 타투이스트 대부분이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상대로 문신을 연습하는 것이다. 가격은 당연히 쌀 수 밖에 없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쪽 팔 상박 전체에 문신을 하는데 10만 원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추어인 만큼 더욱 위험하다. 피부에 상처를 내고 색을 덧씌우는 문신. 자격증 조차 없는 무허가 시술자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문신 연습을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는 박진석(가명·25)씨는 직장에서 옷을 갈아 입을 때마다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다. 그의 팔에 그려진 커다란 문신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좀 놀았나봐", "어이구 겁나네" 등 직장 동료들은 그를 보면 한 마디씩 한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어울리며 별 생각없이 그려 넣은 문신이었다. 당시에는 사회 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박씨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문신을 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신을 지우려고 병원도 찾아가봤는데 비용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정수진(가명·22·여)씨는 목욕탕을 못간다. 학창 시절 허벅지에 새겨 넣은 문신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수근대는 것 같다.

정씨는 "어릴 때는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은 없애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신을 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에 비치는 이미지 때문이다. 학생들도 후회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달 평균 10여명의 학생들이 인천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찾는다. 실수로 몸에 새긴 문신을 지우기 위해서다. 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인근 병원과 연계해 학생들의 문신을 무료로 지워주고 있다. 이달에만 6명의 학생이 찾아왔다.

학생들 대부분은 "부모님께 들키기 전에 문신을 지우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문신을 지우는 데는 수백만 원의 치료비가 필요하다. 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찾은 학생들은 그나마 치료비 부분에서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신을 100% 완벽히 지우기란 불가능하다. 치기 어린 행동이 남긴 상처는 크다. 당연히 이에 대한 후회도 크다.

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안혜경 위기지원팀장은 "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찾는 학생들 대부분이 문신을 했던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하고 있었다"라며 "자아 정체성이 생성되는 시기인 만큼 학생들이 자신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필기자 ljp81@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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