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12일부터 2박3일간 북한을 방문,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는 평양은 어떤 도시일까.

 남한의 서울과 마찬가지로 평양은 북한의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중심지이다. 4개 군, 18개 구역으로 이뤄진 평양시의 인구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북한의 자료에 따르면 2백여만명이다.

 대체로 온난하고 대성산, 용악산 등의 산과 대동강, 보통강 등의 하천을 끼고 발달한 것이나 대동강을 경계로 동평양과 서평양으로 나눠진 것 등 평양은 서울과 흡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젖줄인 대동강을 경계로 동·서로 가른 평양은 도시의 색깔이 완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은 한강에 의해 나눠진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연상시킨다. 서평양에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개선문보다 크다는 평양의 개선문을 비롯 이른바 「기념비적 건축물」과 각급 관공서, 문화 공연장 등이 밀집해 있는 반면 동평양에는 공장, 학교 등이 많이 들어서 있다.

 지난 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비롯 국회의사당격인 만수대의사당, 북한을 이끌고 있는 노동당의 청사 등이 평양에 위치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평양은 명실공히 「정치의 중심지」이다.

이를 반영하듯 평양시 곳곳에는 각종 「정치선동 구호」와 주체사상탑, 영생탑 등의 정치적 상징물이 세워져 있다.

 북한 최고의 「성지」로 불리는 금수산기념궁전은 김 주석 생전시에는 김 주석의 집무실로 공식명칭은 금수산의사당이었다. 일명 「주석궁」으로도 일컬어졌던 이 건물은 김 주석 1주기를 앞둔 지난 95년 6월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김 주석은 지난 90년 10월 제2차 남북 고위급회담때 이곳에서 남한 대표단을 만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유력한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만수대의사당은 최고인민회의 회의 등 국가의 주요 회의가 열리는 곳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지난 70년대 후반 북한에 피랍된 신상옥·최은희 부부를 접견하기도 한 노동당 청사를 비롯, 인민무력성 등 북한 권력기관의 주요 청사가 평양에 밀집돼 있다.

 평양에는 또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평양교예단이 공연 및 연습을 하는 평양교예극장이 있으며 만수대학생소년궁전 등에서는 이달 말 서울을 방문, 공연을 한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의 깜찍한 공연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북한 최고의 문화예술공간인 인민문화궁전 등이 있다.

 남한에서 특허권 다툼으로 한 동안 시끌시끌 하게 했던 옥류관을 비롯 청류관, 평남면옥 등 북한을 대표하는 토속 음식점들이 평양에 자리하고 있어 냉면 등 북한음식의 진수를 맛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통령이 평양에서 머무는 동안 둘러볼 것으로 예상되는 고구려 유적지 역시 평양의 곳곳에 있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에는 오는 7월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것으로 알려진 「고구려 벽화무덤」을 포함, 지난 93년 완공된 고구려를 세운 동명왕의 능, 고구려 궁성자리인 안학궁터, 고구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광법사, 법운암, 정릉사 등이 있다.

 평양성의 성문인 보통문과 칠성문, 현무문, 그리고 모란봉의 빼어난 풍치와 조화를 이룬 최승대, 을밀대, 부벽루 등의 유적도 유명하다. 평양시는 최근 문화유적애호의 달을 맞아 문화·역사 유적들을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단 반세기만에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양은 북한의 중심지 답게 교통도 잘 발달돼 있다. 평양에는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인 순안공항이 있으며 「지하 미술관」으로 불리는 평양 지하철은 역마다 특성에 걸맞은 벽화로 장식돼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