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강세 속 헐리우드 스타 총출동
   
▲ 개막작'문라이즈 킹덤'의 주연배우 부르스 윌리스(오른쪽)와 빌 머레이(왼쪽)가 포토콜에 응하고 있다.


칸영화제가 세계 최고 영화제로서 위용을 자랑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는 숱한 월드 스타들이 만사를 제치고 칸을 찾기 때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한 스타들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는 짜릿한 맛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칸 뤼미에르 대극장 앞을 진치고 있는 수많은 영화팬들 역시 그 주역들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올해는 과연 어떤 별들이 2012 칸을 방문했고 방문할까?

<로얄 테넌바움>에서 드러나듯 비주류적 감성으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의 신작 <문라이즈 킹덤>이 2012 칸의 문을 연 데는,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 화려한 출연진용이 한몫했으리라는 건 굳이 강조할 필요 없을 듯. 실제로 위 네 스타는 개막 당일 칸의 열기를 후끈 달아오르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영화가 그저 '스타 매개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경쟁작 라인업에 대한 가장 객관적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10인 평가단으로부터 4점 만점에 평균 평점 2.6점 얻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20일 현재(현지 기준), 그 열기를 한층 달군 주인공들은 경쟁작 손님들이 아니다. 지난 2010년 1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를 강타한 대지진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한 구호모금 행사 '오퍼레이션 아이티'와 연관해 방문해 칸을 빛낸 숀 펜이나, 18일 비경쟁 부문에서 세계 첫 선을 보인 <마다가스카르 3> 공식 상영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제이다 핀켓 스미스와 벤 스틸러 등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들,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 제인 폰다, 나오미 왓츠 등 <마다가스카 3> 레드카펫 행사에 깜짝 등장한 초특급 스타들이 그들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배우 중 한명인 로버트 드 니로는 칸 클래식에서선보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 복원판 상영 행사에도 참여했다.

경쟁작과 함께 칸을 방문할 할리우드 스타들은 주로 후반부에 몰려 있다. 그 면면이 여느 해 이상이다. 단적으로 '아시아 영화의 부진'과 '미국 영화의 강세' 덕분일 터. 까놓고 말하긴 다소 주저되나, 아시아 영화가 적고 미국 영화가 많을수록 칸의 흥행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 스텝들이 비경쟁 부문서 첫 선을 보일'마다가스카르3'의 거대 옥외광고를 해변에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칸의 스타들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별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두 별 로버트 패티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실제 연인 사이면서 목하 세계 최고 스타덤을 구가하고 있는 두 청춘 스타는 각각,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코즈모폴리스>와 월터 살레스의 <온 더 로드>로 칸을 찾을 예정이다. 로버트 패티슨은 줄리엣 비노쉬, 마티유 아말릭 등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샘 라일리, 비고 모텐슨, 커스틴 던스트 등과 주연을 맡았다. 두 감독이 캐나다와 브라질을 대표하는 국민감독인지라, 그들 캐릭터 및 연기에 더욱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영화는 25일과 23일 공식 선보인다. 두 청춘스타로 인해영화제 후반 열기가 한층 더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2011 황금종려상 수상작 <생명의 나무>와 함께 칸 레드 카펫을 밟았던, 칸 단골 손님 브래드 피트는 올해도 앤드류 도미닉 감독의 <킬링 뎀 소프틀리>로 또 다시 칸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화는 영화제 중반인 22일 공식 선보인다. 여로 모로 2012 칸은 위 스타들의 존재감으로 연일 뜨겁게 펼쳐질 게 틀림없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