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빈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 연구원

▲종가의 특징은.
-종가(宗家)에서 종(宗)은 일의 근원(根源)을 말한다. 종가는 근본이 되는 집이라는 뜻이다.
종가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봉제사(奉祭祀), 제사를 받드는 것이다. 두번째는 접빈객(接賓客),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책임자가 종손과 종부이다.

▲종가하면 영남지방에 많지 않은가
-경기지역인 근기 지방 사람은 조선왕조를 이끌어 왔던 집권세력이다. 학문사상적으로는 기호학파에 성리학이 주류이고. 당파로 보면 서인과 노론이다. 그러기에 경기도에 종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왕실 선원보(璿源譜)와 연관된 대군(大君)과 왕자군(王子君)의 종가를 더하면 경기지역의 종가 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가 없다.

▲왜 삼남지역같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는가
-그것은 경기도 종가문화와 연관이 있다. 종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재산이 있어야 하고, 둘째 문중이 뒷받침 돼야 하고, 세번째 대를 이어가는 후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는 환란이 많았다. 정세변화가 심했다. 전쟁과 도시화로 문중이 파괴되고 해체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이 망하면서 함께 몰락하거나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재산을 팔아서 독립운동에 나선 종갓집이 많았다. 경기도 문중은 일제 때 피폐해 지고, 전쟁으로 파괴되고, 도시개발로 문중과 재산이 망실됐다.

▲종손과 제사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지고 있지 않나
-과거 종손은 각별한 예우를 받았지만 현대에는 사회적 지위가 저하됐다. 위토(位土)와 임야의 소유권이 종손에게 계승되어 경제적 안정을 이룬 종가는 도시로 이주한 경우가 많았다. 제사를 통해서 우리는 부모·선조·자손이 하나가 된다. 삶의 형식이 바뀌어 제사의 권위와 의미가 사라지고 합제(合祭)가 일상화 되고 있는 즈음에 경기도 종가가 경기문화의 새로운 원천이 되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종가의 부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경기도의 종가는 절름발이 종가가 됐다. 새로운 롤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종가 문화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 우선, 종손과 종부의 권위가 사라지고 실익도 없으면서 의무만 많다. 이와 함께 종갓집의 독특한 가풍, 음식 등 전통문화에 대한 조사가 미진한 형편이다. 경기 종가 문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은 큰 숙제다. 앞으로는 종가에 대한 자부심을 줄 필요가 있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내는 다양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