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5일 오후 국회 개원식에 참석, 연설을 통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총선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국을 원만히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간 대화와 협력의 정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16대 국회가 생산적인 국회로 거듭나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먼저 『역사는 모든 민족에 기회를 주지만 그 기회를 선용하지 않는 민족에 반드시 무서운 징벌을 내린다』는 철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인용하면서 19세기 후반 역사의 흐름과 소명에 부응하지 못해 일본에 국권을 빼앗겼고 6·25 전쟁이 발발하게 됐음을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우리는 두번다시 역사의 소명을 저버리는 과오를 범하지 않음은 물론 역사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해 국가의 번영, 통일과 전진을 이룩하는 16대 국회가 되겠다고 마음속 깊이 결심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도 55년만의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통해 증오와 대립의 시대를 벗고 이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한꺼번에 모든 일을 다하려고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베를린 선언의 기초 위에서 모든 문제를 격의없이 논의하되 합의는 가능한 것부터 성사되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만남이 한반도에서 평화와 화해 협력의 출발점이 되도록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어떤 차질도 없이 역사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민족적 화해와 협력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은 역사적 과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정치가 안정되고 여야간에는 대화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이룩되어야겠다』며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가운데 여야가 진지한 협상속에서 건설적인 협력을 일구어 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16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를 존중한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해 중요 국사를 대화속에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대야(對野) 협력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과 제가 각기 역사의 소임을 다할 것을 결의하는 맹세의 자리가 되도록 하자』며 연설을 끝맺었다.

〈이용우기자〉 yongul@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