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렌스 C. 스미스

2050년 세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뭐, 일상적으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일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기도 각박한데 2050년이라니? 게다가 제 앞가림도 못하고 있는 주제에 무슨 세계의 미래까지 고민하다니.

그런데 미래를 예측하려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부터 <미래쇼크>와 <권력이동>이란 책으로 유명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까지. 대학시절 앨빈토플러의 책을 읽은 바가 있는데, 그는 40년 후 사회는 지식 기반의 사회, 정보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한 사회로 권력 이동과 디지털 혁명 등 그 변화의 속도가 급속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그의 예견대로 오늘날 사회는 테크놀로지 사회로 변모했다.

그런데 그가 예측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산업화와 기술문명의 발달에 따라 파괴되는 지구 환경의 미래였다. 우리 지구의 미래를 예측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미국 UCLA 교수 로렌스 C. 스미스다. 이번 주에는 그의 저서<2050 미래쇼크>를 소개한다.

그는 이 책에서 지리학과 지구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40년 후 세상을 예측했다. 이 책은 2010년 출간 당시 관련 분야의 학자들은 물론<퍼블리셔스 위클리> 등 유력 서평 매체로부터 지구의 미래에 관해 선견지명을 보여준다며 큰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이 지구적 위기 앞에 '북극권'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다.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온 현상으로 북극이 녹고 생물종이 멸종하며 세계 차원의 재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라는 것. 컴퓨터 첨단 모형 기술과 과학 지식을 동원하여 '인구 통계', '천연자원 수요', '세계화', '기후 변화'라는 네 가지 강력한 요인을 추출한 다음, 40년 후 지구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과감한 '사고 실험'을 감행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저 네 가지 지구적 압력으로 말미암아 북극권에서 인간의 활동이 늘어나고 그곳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미래의 정치 지도자들은 인구, 경제, 자원의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는 자국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미국지질조사국의 자원 보고서와 기후 모형을 앞세워 북극이 사업 가치가 좋은 전략적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와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저자가 2년여 동안 현지 탐사 여행을 통해 얻은 자료들 또한 하나같이 북극권을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저자는 지리학과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과학의 첨단 모형 예측과 결합하고, 기후 변동부터 자원 매장량, 연령 분포, 경제 성장률에 이르는 자료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통계를 냈다. 그렇다고 연구만 한 것은 아니다.

15개월 동안 지구 북부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인들의 경험과 통찰력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다. 덕분에 이 책은 저자의 과학적 엄밀함과 현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조화를 이룬 역작이 되었다. 다양한 지도와 사진, 표를 수록한 이 책은 다가오는 시대에 지구 앞에 펼쳐질 도전과 기회의 장면을 생생하고도 균형감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앞서 예를 든 네 가지 지구적 힘의 동향이 앞으로 40년 간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했다. 이 가정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서 북극권 8개국은 갈수록 부유해지고 강력해지며 정치적으로 안정되는 반면, 적도에 가까운 나라들은 물 부족, 인구 노령화, 치솟는 에너지 가격, 해안 침수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저 네 가지 지구적 압력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북극권에서 인간의 활동이 늘어나고 북부의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중요성이 커지리라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절반가량 더 늘고 더운 저위도 지방을 중심으로 북적이는 도시군을 이루게 된다. 중국, 인도, 브라질이 새로운 경제 강국과 자원 소비국으로 부각되고, 사람들은 도시에 모여 살며 평균 연령과 재산이 늘어난다고 한다. 미래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참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다. 기후변화로 캐나다 회색곰이 서식지를 북극권으로 옮겨가 북극곰과 교미에 성공해 잡종곰이 탄생했다고 한다. 허참! 동물은 늘 인간보다 앞서 간다니까.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