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6월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절차 합의서를 체결, 서명함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궁금증을 일으키는 부분은 최소 2∼3회 단독회담 형식으로 필요하면 더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분단 55년 만에 어디서 만나 회담을 할 것이냐는 것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만수대 의사당. 이곳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간부들이 외교사절을 만나 회담하는 장소로 주로 이용되고 있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준비접촉의 김령성 북측 대표단장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도 남측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건물인 만수대의사당이 적지로 예견된다.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던 인민 문화궁전도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다. 특히 북한이 「인민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건물로 인민문화궁전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의 장소로 이곳을 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외에도 가능성이 적어 보이기는 하지만 94년 김일성 주석이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요트에서 만나 대동강 위에서 회담을 했던 것과 같은 「깜짝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선발대의 실무자접촉을 통해 이러한 의외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관심대상은 과연 무엇을 논의할 것이냐는 부분.

 일단 실무절차 합의서에서 포괄적인 의제를 설정해 놓은 만큼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협력을 위한 모든 것들이 회담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간접자본 지원, 이산가족문제, 남북기본합의서 이행방안, 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 민간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메뉴들이 김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오갈 것으로 보이지만 55년 만에 남북 정상간 만들어질 발표문에는 포괄적인 내용으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의지를 담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정례화해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틀을 만드는 희망을 가진 만큼 김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이 몇 차례나 만날 것인지도 주목의 대상.

 일단 남북 양측이 실무절차 합의를 통해 두 차례 이상 단독회담에 합의한 만큼 두 차례 공식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제외한 김 대통령의 평양 인근의 관광일정도 관심거리.

 정부는 「김일성 묘소」 조문이나 단군릉 방문 등 북한의 이념적 조형물 방문 행사는 제외시키고 대신 북한내 고구려 유적지 방문 등 공통된 역사적 유적지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해 북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이 모든 과정은 사실상 생방송이 가능한 실황중계 형식으로 남측에 즉각 보도되며 이 과정에서 남측 관계자가 직접 촬영이 가능하도록 북측은 필요한 지원과 편의를 제공한다.

 김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은 서울-평양 직통전화회선 이외에 예비통신으로 위성통신망을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간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모양새를 잘 갖추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선발대가 평양에 들어가 북측과 본격논의를 벌이면서 정상회담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