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위한 15개조 31개항의 실무절차합의서가 5차례의 준비접촉 끝에 18일 채택, 서명됐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14분까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5차 준비접촉을 속개, 미합의 사안인 남측 취재기자단 규모를 50명으로 한다는데 최종합의한 뒤 실무절차 합의서에 서명했다. 〈관련기사 3면〉

 이날 남측 양영식 수석대표는 합의서 서명 후 기자회견을 갖고 『남측 취재기자 숫자는 50명으로 하는 대신 TV 생중계, 장비반입문제, 위성통신 등 보도의 질과 수단에 관해 북측이 전향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실무절차 합의서는 지난 4월22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1차 접촉을 시작한지 26일 만에 채택된 것이다.

 이 합의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역사적인 상봉이 있게 되며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밝혀 두 정상간의 회담 사실을 명확히 했다.

 또 상봉과 회담을 최소한 2∼3회로 하며, 필요에 따라 더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정상회담 의제는 「역사적인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문제」로 명기, 4·8 합의서 서문을 그대로 따랐다.

 대표단 구성과 관련, 남측 대표단 수행원은 94년보다 30명 늘어난 130명, 남측 취재기자는 30명 줄어든 50명으로 확정됐다.

 왕래절차에 대해서는 「남측 대표단의 왕래를 항공로 또는 육로로 하기」로 명시, 김대통령의 항공편 이용 방북을 보장했다.

 합의서는 또 회담장과 숙소를 포함한 행사장에 표지를 하지 않기로 해 국기 게양 등의 절차를 생략했다. 회담 보도와 관련, 「북측은 실황중계를 위해 남측 인원이 직접 촬영,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과 편의를 보장한다」고 명기, 회담보도는 생중계를 원칙으로 하며 남측 중계요원들의 제작 및 편집권을 확보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향후 남북 양측이 필요에 따라 판문점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령성 북측 단장은 접촉이 끝난 뒤 『실무절차 합의서를 기초로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최고위급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