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추진의 양대 축이었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옛 동지들이 29일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결성 16주년 기념식에는 양 계파 인사 300여명이 모여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민추협이 추구했던 화합과 통합의 정신, 조화와 공생의 정치를 되살려나갈 것을 다짐했다.

 행사에는 동교동계 주요 인사로 김상현 김옥두 한화갑 정균환 김태식 이윤수 박광태 의원과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또 상도동계 인사로는 김덕룡 박관용 김명윤 박종웅 이규택 권기술 김무성 박희부 의원 등이 참석했으나 동교동계보다는 참석자가 다소 적었다.

 이날 민추협 공동의장이었던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각각 축하메시지를 통해 민추협 정신의 구현을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한광옥 비서실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비록 지금은 동지들이 서로 다른 길에 서 있더라도 민주화와 국가발전을 염원하던 그날의 충정만큼은 조금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민추협 동지들이 (남북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 등) 막중한 과업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김덕룡 의원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동지 여러분이 어떤 위치에 있든지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민추협 정신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상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민추협에 미래는 있는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족문제에 공통의 목표를 향해 장차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적 모델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두 사람과 두 계보간 협력을 촉구했다.

 한 원장은 또 민주화라는 민추협의 공(功)과 함께 『민추협이 지역분열과 대립을 심화시켜 권위주의로부터 민주주의로의 순조로운 이행을 가로막고 정당구도를 지역주의로 편입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며 과(過)를 지적하고 『민추협은 지역대립과 갈등의 치유에 관심을 갖고 민추협 결성으로 이뤘던 화해와 협력의 모범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