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와 다음주가 김대중 정권 후반기의 여야관계의 큰 틀을 짜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부터 16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 가운데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야당의 새 지도체제 출범, 16대 원구성 등 향후 정국의 흐름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 처리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안은 그 하나하나가 앞으로 여야 관계나 정치권의 큰 기류에 폭넓은 파장을 몰고올 변수들로 향후 정국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번째 변수는 DJP의 공조복원 여부다.

 지난 25일 JP가 실사구시론을 펴며 공조복원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이나 아직은 변수를 안고 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주말 JP를 방문, DJP회동을 빠른 시일내에 성사시키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JP는 1일 민주당이 제출할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지켜본 후 회동할 뜻인 것으로 알려져 당초 예상보다 양자간 회동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DJP 공조가 회복될 경우 여권의 의석은 민주당 119석, 자민련 17석 등 총 136석으로 증가, 한나라당의 133석보다 3석이 많아짐으로써 4·13 총선 이후의 「여소야대」가 「여대야소」구도로 바뀌게 된다.

 DJP 공조복원 후 민주당은 내친김에 민국당, 한국신당,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을 끌어들여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에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여야간에 충돌도 예상돼 향후 정국 향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변수는 5·31 전당대회 후 새롭게 짜여질 한나라당의 지도체제의 성격과 정국운영 기조다.

 유력한 경선주자인 이회창 총재가 다시 총재로 재선될 경우 한나라당은 여권의 DJP 공조에 맞서 한층 강화된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미 DJP 공조복원을 『여권이 대화와 타협에 의한 상생의 정치 대신 힘과 수에 의한 상극의 정치로 회귀하려는 시도』라고 규정, 강도높은 공세를 펴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16대 국회 원구성과 이한동 총리서리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예정돼 있어 개원 협상과 총리 임명동의는 향후 여야 관계의 설정과 정국전개의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여야는 국회의장 선출문제를 놓고 표대결을 벌이는 등 날카롭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민주당이 자민련의 요구대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0석으로 낮추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경우 한나라당이 실력저지에 나서 정국이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새 지도체제가 구성되면 현재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야 관계가 협상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왕표·최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