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외국대학교'한국뉴욕주립대'가보니 …
   
▲ 국내 최초의 외국대학교로 이달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의 본교는 미국 명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산뜻하게 조성된 한국뉴욕주립대 본관 전경./사진제공=한국뉴욕주립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외국 대학교가 2012년 3월 인천에 문을 열었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총장 김춘호·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406-840)가 바로 주인공. 어떤 학교일까.

왜 다른 곳도 아닌 인천을 택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이다. 그 중에서도 인천 송도는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면서 국내 처음으로 외국 대학교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송도글로벌캠퍼스'라는 정식 명칭도 꿰찼다. 아무래도 첫 시도였던 만큼 관심과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 그러나 개강을 맞은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을 직접 만나 본 뒤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주목해 주세요!

"어텐션 플리즈(Attention, Please)."

첫 수업에 나선 프레드 필립스(Fred Plillips) 교수의 한 마디는 기우였다.

지난 9일 오후 7시30분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과 석사과정 1기 수업이 진행된 강의실.지난 2일 개강 뒤 열린 첫 수업 현장은 학생들의 넘쳐나는 학구열로 강의실 안이 뜨거웠다.정원 20명 가운데 17명이 강의에 출석했다.

한 시간여 남짓. 필립스 교수의 강의가 이어지는 내내 학생들의 '사각사각' 손글씨 소리만이 들려왔다. 세 시간동안 진행되는 수업에 휴식시간은 필수 요소. 쉬는 시간이 됐지만 학생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수업 내용을 다시금 살펴보고 서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묻고 답하길 10여 분. 다시 수업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표정에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다부진 '각오'가 느껴졌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미국에서 파견된 교수진이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이 어렵진 않을까.

학생들은 "공부를 하는데 불편함이 느껴질 만큼 어렵게 수업이 진행되지 않고 모르는 부분은 얼마든지 질문을 통해 학습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영어도 배우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종녕 (30) 씨는 "학비가 국내 대학원 수준과 엇비슷한 데다 영어로 공부하고 미국 학위를 딸 수 있잖아요. 이 학교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구열과 열의가 대단하다"면서 "외국에서 송도글로벌캠퍼스로 유학 오겠다는 학생들까지 가세하는 분위기여서 오는 가을 학기부턴 더욱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한국뉴욕주립대 정식 개교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한 입학 지망생이 교육과정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정통성 있는 교육과정

현재 개설된 한국뉴욕주립대의 교육과정은 2개다.

미국에서 지난 1969년 개설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술경영학과와 컴퓨터과학과 과정을 커리큘럼으로 우선 설정했다.

기술경영학과 석사과정에선 테크놀로지 시스템을 관리하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분석적 과정과 기술을 교육한다.

테크놀로지의 깊은 이해와 기술을 알리려는 취지다.

박사과정에선 사회-테크놀로지적 분야에서의 정책과 연구·설계 등을 수행하게 된다.

기술 혁신과 사회 변화의 교차점에서 생기는 도전들을 다루는 과목이다.

컴퓨터과학의 개념과 응용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쌓아주는 컴퓨터과학과 석사과정이 있다. 대학, 정부, 산업연구기관 등의 연구를 이어가려는 학생들을 위한 과정인 박사과정도 있다.

첫 강의을 마친 학생들은 수업에 만족했을까.

학생들은 "심도 있는 강의에 깜짝 놀랐다"며 "교육과정만 많이 개설하기보단 적은 과정이라도 알찬 수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반응했다.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초대 총장은 "앞으로도 우수한 수업 내용을 약속하며 학교의 정통성을 알릴 수 있는 교육과정을 좀 더 늘릴 계획"이라며 "오는 31일 가을학기 학생 모집을 위한 입학설명회에서 예비학생들이 요구하는 학과와 교육과정을 수렴한 뒤 핵심학과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조현미기자 ssenmi@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