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의 「5·17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당사자와 유가족들이 사건 발생 20주년을 맞는 17일 사건의 진상을 재조명하는 회고 모임을 가졌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20주년 회고모임」(회장·이문영)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건 관련자와 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의 아픔과 이 사건이 민주화 운동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았다.

 모임에는 이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민주당 한화갑 김옥두 설훈 이해찬 의원과 배기선 당선자, 한승헌 전 감사원장, 고은 시인, 이해동 목사, 소설가 이호철 송기원씨, 고 문익환 목사 가족 등 일부 작고한 관련인사들의 가족들도 참석했다.

 또 김근태 임채정 장재식 유용태 김명섭 이훈평 의원과 김덕규 한명숙 천용택 심재권 당선자도 참석했다.

 설훈 의원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관련자 및 가족 소개에 이어 지난 20년간의 경과보고가 있었고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의 「5·17 내란음모사건의 진실과 역사의 의의」를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졌다.

 회고 모임측은 지난해 말 서울 고등법원에 청구한 사건 재심청구에 적극적으로 임해 법률적인 명예회복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몇차례 사면·복권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유죄」라는 사법적 판결은 여전히 기록으로 남아있다』며 『관련자들이 현 정부의 실세로 있는 시점에서 이 사건에 접근하는 것은 자칫 미화 내지는 어용의 시비를 부를 수 있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사건에 대한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참으로 암담했던 80년으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고 감회를 피력한 뒤 『후세가 이 사건을 평가할 자료를 남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매달 정기모임을 가져온 이들은 지난해 5월 이문영 전 아태재단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2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회고모임과 기념사업을 준비해왔다.

 한편 이해동 목사 등 관련자 25명은 지난해 12월23일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의 재심을 청구, 심의가 진행중이나 김 대통령은 『통치권자로서 사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재심 청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