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현장에서 ▧
   
 


대낮 도심의 도로 한복판에 포격을 맞은 듯 갑자기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을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사망하기까지 했다.

사고 현장은 기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불과 100m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아침 저녁으로 회사를 오갈 때마다 지나던 도로였기 때문에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차량 통행이 많은 탓에 이 도로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정체가 발생한다.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놀라움보다 사고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었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규모의 도로 침하가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고?"

그렇다면 현재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공사 구간 전역은 일촉즉발의 위험지대라 할 수 있다.

경찰에서 공개한 사고 당시의 CCTV 화면을 수 차례 돌려봐도 사고 원인과 관련한 궁금증은 좀체 풀리지 않았다.

화면을 보면 도로는 마치 미리 설치해놓은 폭탄이 터진 듯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침하된 부분에 빠지는 장면은 끔찍하기만 했다. 붕괴된 도로 지하는 인천지하철 2호선 201공구로 사고 전까지 터널 공사가 한창이었다.

시공사 측은 상수도관 파열로 인해 물이 유입되면서 지하 지반이 내려 앉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약 지반인 점을 감안해 기존 설계도보다 지지 기반을 더 강화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천지하철 2호선 전체 구간에 대한 안전점검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사고 현장을 찾은 송영길 시장도 "전체 구간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시하지 않았느냐"며 공사 관계자를 문책하기도 했다.

실제 이 사고가 일어나기 10일 전쯤 인천지하철 1호선 구간인 계산역에서 도로 지반이 침하되는 사고가 두 차례가 발생했었다. 2호선 공사 구간에서도 이미 지난해부터 수 건의 지반 침하와 균열, 소음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사고 현장 또한 이미 지난해부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해 왔다.

벌써부터 2014아시안경기대회 개최 일정에 맞춰 개통하기 위한 무리한 공사가 원인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사고 원인과는 별개로 인천도시철도본부나 시공사 측이 보여준 그간의 민원에 대한 소극적인 대처가 이 같은 비난을 자초한 것만은 자명해 보인다.

/강신일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