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지구촌, 함께하는 인천
(1) 한국 청소년, 베트남 현장을 가다
   
▲ 지난 1일 옌 뚜이 훈로이 초등학생들과 한국 청소년들이 함께 웃고 있다. 아이들은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온 몸으로 소통하며 금세 하나가 됐다. /사진제공=월드비전 인천지부


 

   
▲ ●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사업장

전세계에 인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물이 부족해서 혹은 생활환경이 열악해서 불편을 겪고 있는 베트남, 탄자니아, 케냐 세 나라에 전달되고 있는 '인천의 사랑'을 9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베트남은 월드비전 인천지부가 사업을 벌이는 곳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지구 마을의 공동체'라는 세계시민교육 일환으로 19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탄자니아 역시 월드비전이 지원사업을 벌이는 나라다.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확산되고 있는 나눔 문화를 확인한다. 마지막 케냐에선 또 다른 민간단체 팀앤팀이 진행하는 우물개발사업 현장을 확인한다.

첫 번째로 베트남의 옌 뚜이를 소개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재 겨울인 베트남.

겨울이라 해도 10~16도를 오가는 기온 덕분에 그리 춥지는 않다.
 

   
▲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는 옌 뚜이에선 물소가 중요한 존재다. 농기계를 살 경제력도 없거니와 논이나 밭에 숱하게 박혀 있는 바위들 때문에 물소를 이용해 경작을 한다.


부슬비가 내리는 지난 1일 아침 수도 하노이를 출발해 월드비전 인천지부 사업 현장인 옌 뚜이로 향했다.
초·중·고등학생 19명도 함께였다.

월드비전 인천지부와 인천시교육청, 인천일보가 진행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다.

해외 자원봉사활동, 세계시민교육, 글로벌 사랑나누기, 기아체험 등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청소년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이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월드비전을 통해 세계 각국을 돕고 있는 19명의 아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금이 쓰이는 곳을 직접 방문했다.

영상 혹은 말로만 들었던 현장에 직접 가게 된 아이들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하노이를 떠났다.

산맥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바위처럼 우뚝 솟은 산,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물소, 넓게 퍼지는 원뿔 모양의 베트남 전통모자 '논'을 쓰고 일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겐 신기하다.

그렇게 낯선 나라를 눈에 담으며 하노이 서남쪽으로 2시간여 차를 달리자 높은 건물은 사라지고 조용한 시골마을이 나타났다.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베트남

아프리카와 달리 베트남을 빈민국가, 국제구호가 필요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 곳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 사람은 있었다.

현재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베트남 지역은 모두 6곳이다.

알파벳 'S'의 형태와 비슷하게 생긴 베트남 국토에서 중부와 북부에 3곳씩 몰려있다.

북부엔 하노이를 중심으로 남서쪽에 있는 응고 쿠옌·트엉 쑤언·옌 뚜이가 있다. 중부에선 다낭에서 짧게는 30분, 길게는 7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호아 방·트라 미·후엉 호아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옌 뚜이는 1만 7천900여 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쌀이나 감자 등 농업에 종사하는데 농업기술에 대한 지식이나 기반시설이 부족해 낮은 생산성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 특히 논과 밭 중간에 틈틈이 박혀 있는 크고 작은 바위는 농사를 크게 방해해 생산량을 더욱 떨어뜨린다. 바위를 들어내야 하지만 장비도 기술도 없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바위를 피해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곳의 빈곤율은 전체 주민의 50~60%에 이른다. 약 5%의 가정만이 집안에 제대로 된 화장실을 갖추고 있고 절반도 안 되는 47%만이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고 있다.


▲변화 바람 불기 시작한 옌 뚜이

월드비전은 지난해부터 옌 뚜이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9만 9천달러(1억 1천105만여 원)가 투입됐고 올해에는 26만 2천500달러(2억 9천447만여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앞으로 사업은 2025년까지 이어진다.

먼저 농업기술을 교육, 수확량을 늘려 안정적인 식량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 5세 미만 아동들의 영양실조·질병노출 위험이 심각한 만큼 보건소를 설치하고 예방접종은 물론 위생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습기자재를 지원하고 교육 질을 높이기 위한 교사대상 교육도 진행한다.

아직 사업 초기라 많은 혜택이 눈에 드러나진 않지만 현지인들은 지역사회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옌 뚜이 정부 관계자 부이 반 하이(48)는 "교육에 대한 중요성, 깨끗한 물에 대한 필요성, 양육 방법 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옌 뚜이가 더욱 발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옌 뚜이(베트남)=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