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미, 주중 대사 내정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맞춰 4강외교를 강화하고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미, 일, 중, 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외교 공조를 더욱 다져야 한다』며 『집권 후반기 통일외교강화를 위해 주미, 주중 대사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초 주일, 주러 대사를 최상룡 대사와 이재춘 대사로 교체했었다. 또 주미, 주중 대사에 각각 정치인과 전직 장관이 내정된 것은 정치권과 정부의 입장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미대사에 내정된 양성철 의원은 미국 대학에서 강단에 섰던 미국통으로,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이론과 현실을 잘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미국 의회 적응력 ▲북한 전문가 ▲어학 등 현지적응능력 등 3가지 기준을 가지고 인선한 결과 여러 후보들중 양 의원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 전도사 역할을 수행했던 양 의원이 이번 16대 총선에서 지역구(곡성·구례)가 통폐합되자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했다는 점도 인선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이어 홍순영 전 외교부 장관의 주중대사 내정과 관련, 『중국은 관료체제보다는 본질적으로 당의 영향력이 크다』면서 『실무자보다는 폭넓게 당관계자와 교류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난산을 거듭했다』며 인선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홍 전 장관이 정치인 못지 않게 이같은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정통 직업외교관 출신인 홍 전 장관은 지난 1·13개각때 「탈북자 문제」 등으로 전격 경질됐으나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장관재직시 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점도 주중대사 발탁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지난해 말 탕자쉬앤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때 「온천외교」를 펼치는 등 중국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