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가 25일 자민련의 진로와 관련해 던진 「제주구상」의 화두는 실사구시(實事求是)였다.

 『공리공론이나 관념에 빠지지 말고 실질적 상황에서 「가장 이거다」하는 것을 택하자는 것』이라고 JP는 설명했다.

 제주휴가를 마치고 귀경한 김 명예총재는 이날 저녁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자민련 16대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 만찬 인사말을 통해 『지난 선거에서 대패했는데 우리가 이런 처지』라며 「실사구시」를 언급하게 된 속내를 털어놓았다.

 선거참패로 당이 무기력증에 빠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다시 손잡지 않고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현실론」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자민련 의원들은 받아들였다.

 특히 「실사구시」는 김대중(DJ) 대통령이 휘호로 즐겨 사용하는 한자성어여서 공조복원 및 DJP회동에 대한 JP의 뜻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JP 스스로도 『그래서 (이한동) 총재가 총리로 갔으며 이제 시간과 더불어 나라에 도움되는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고 말해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했다.

 나아가 그는 『말을 바꿨다고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17명이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느냐』며 『국정책임은 시민연대나 논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해 공조재개에 대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 등 여론동향에 관계없이 자신의 의중을 밀고나갈 방침도 시사했다. 이날 만찬행사에는 이한동 총리 등 자민련 당선자 14명이 참석했으며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했다.

 앞서 참석자들은 진로문제를 놓고 자유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으나 공조복원에 대해서는 DJP회동을 통해 공식화하는 시점만 남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정진석 당선자가 전했다.

 특히 일부 참석자는 DJP회동을 통해 공식화하는 시점만 남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정진석 당선자가 전했다

 또 당 지도력 복원문제에 대해 조부영 부총재를 비롯해 정우택 정진석 당선자 등 다수가 『JP가 당 총재를 맡아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