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포토 촬영 기법 등생생한 정보·사연 전달
   
 


<앵글 속 지리학>(글 사진 손일·푸른길)은 푸른길 출판사의 '지오포토 100'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출판사 푸른길에서 지리학자들의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지오포토들을 세상에 공개하고자 야심차게 기획한 것이다.

지오포토란 구체적으로 지오그라피와 포토그라피를 합친 단어이다. 우리말로 지리와 사진의 합성어인 셈인데 구체적으로 '지리학자가(by geography) 지리학적 소통을 위해(for geography) 지리학적 콘텐츠를 담은(of geography)' 사진을 말한다.

그렇다면 '지오포토'라는 쉽지 않아 보이는 장르의 시리즈를 왜 기획했을까? 기획자들은 지리를 보고 지리인 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리를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리학은 실제로 살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리학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사진을 자주 사용하는데, 오히려 그렇게 사용되는 사진들은 주제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지오포토들은 다르다. 삼각주, 선상지, 범람원과 같은, 우리가 늘 이름은 알고 있지만 모습은 기억하지 못했던 것들의 '제대로' 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지리학에 대한 교과서적인 설명만 늘어놓지 않고 있는 점이다. 촬영을 할 때 어떤 카메라를 사용했는지, 어디에서 촬영하였으며 왜 그 장소여야 했는지, 사진에 담긴 경관은 어째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 등 지오포토의 촬영 기법부터 사진에 담긴 지리적 정보까지 사진 한 컷마다 담긴 흥미진진한 모험과 사연들을 통해 독자에게 자연스레 전달해 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남다른 이유는 지리학과 사진의 만남을 주제로 한 저자의 에세이에서 사진이 지리학의 도구가 되기 시작한 역사와 이 분야의 대가들이 언급한 내용을 통해 지오포토 사진집의 존재 가치에 대한 논리를 더했다는 것이다.

영상물의 홍수 속에서 지리학적인 소통을 위해 엄선된 사진들은 일반인에게 새로운 안목을 길러 준다. 그리고 지리학자에게는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진에서부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사진까지 지리적 소통에 방해가 되고 있는 현재의 지리사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함으로써, 지리학을 대하는 자세를 일깨워 주고 있다.

저자 손일은 1956년 일본 오카야마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1961년 귀국 후 부산에서 초·중등학교를 마쳤다. 1980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부산대 지리교육과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상·하 3만 2천 원·3만 5천 원, 232쪽·252쪽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