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교도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산업구조의 전환에 따라 지금처럼 양적 팽창에만 치우쳐 단순기능직만 양산해선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실업고교들이 올해 신입생모집에서 치열한 유치작전에도 불구하고 각 학교마다 무더기 미달사태를 빚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입생모집에서 미달사태를 빚으며 위기상황에 처한 인천지역 실업계고교들이 자구책으로 학급감축 학과개편 인문계로의 전환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기계공고 제일정보고 경인여상고 부평여자정보고 인천전자공고등이 내년부터 기존학과를 폐과하거나 감축하는등의 학칙변경을 인천시교육청에 속속 신청하고 있다 한다. 인천 유일의 남자상업계열인 제일정보고는 내년부터 인문계고교로 전환키 위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등 요건을 갖춰 학칙변경을 신청했다고 한다.

 실업고교의 신입생 무더기 미달사태는 인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제 실업계 고교는 유사학과를 통폐합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학과를 폐과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사회는 가공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자동화 정보화한 첨단산업구조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기능위주의 현 실업고 체제로서는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오늘날 실업고교들이 한계상황에 이른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시대적 변화에 맞춘 실업교육정책의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실업고교의 정원을 감축, 조정해가면서 교육과정도 보다 전문화하고 특성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산업현장의 실업고출신 인력수요도 줄어드는 만큼 정부의 실업교육정책부터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업고교의 궁극적인 목표가 취업에 있다고 볼때 졸업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실업고교를 대폭 정비하거나 일부 대상교는 인문계로 전환하는등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업고교는 앞으로 계속 필요하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있는 실업고교로 키우기 위한 정책개발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