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도 「판화」가 독립된 예술성을 확립하게 됐다.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인천 해반갤러리에서 열리는 「인천판화가협회 창립전」을 계기로 판화가 미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인천미협내에 판화분과가 있기는 하나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작가만 가입할 수 있는 등 자격제한이 있어 판화작가들을 폭넓게 수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분과가 아닌 독자적인 협회가 구성됨으로써 인천시를 대표해 작가들이 타 지역 행사에 참석할 수 있고 지역 대학 판화전공자 수용은 물론 지원금도 받을 수 있어 활발한 활동이 가능해졌다.

 인천판화가협회 회원은 22명. 권경애(회장^98 인천현대미술초대전 운영위원장) 최정숙(해반갤러리 관장)씨 등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물론 인천과 연관이 있는 작가들이 모여 지난해 10월 협회를 창립했다. 회원 정보교환을 위한 워크숍 개최 등 1년여간 준비 끝에 이번에 정식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창립전인 만큼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돌 동 나무 등 여러 소재위에 볼록판, 오목판, 평판 등 다양한 판화기법을 쓴 작품이 소개된다는 점은 다른 전시와 다를 것이 없으나 판화 원판을 함께 전시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관객에게 작업 과정을 공개하는 열린 전시회를 갖겠다는 의도다. 특히 판화에 관심있는 교사나 학생들이 새로운 판화기법을 익히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올 창립전에 이어 내년부터는 광주, 대구 등에서 열릴 전국 규모 행사에 참석해 교류폭을 넓힐 계획이다.

 권회장은 『판화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판화가 서양화의 일부로 간주돼왔으나 다른 작품과 구별되는 조형적 특성으로 서서히 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지역 판화애호 인구를 늘리고 판화발전을 위해 전시회, 워크숍 등을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761-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