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정책 신뢰회복 절실


 

   
 

'파사현정(破邪顯正)'.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이 꼽은 새해 사자성어다.
불교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사악한 도리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道理)를 행함을 비유하는 의미다.
신년 벽두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중순에 진행한 시흥시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발표를 놓고 공직 내부와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자원봉사 실적을 부풀려 (근평) 가점을 부여받아 승진 후보자 순위를 앞당겨 A 사무관이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등 '인사 질서를 문란케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 때문이다. 당시 소문으로만 떠돌던 인사 의혹의 일부가 경기도 감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후유증을 내포하고 있다.

인사는 정상적인 조직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제어 수단으로 그에 걸맞게 공신력·투명성·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하지만 감사 결과는 시흥시의 인사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최근 시흥시가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명퇴자를 유도하기 위해 '부부 동반 해외 여행비 지원'이라는 당근책을 내놨다. 공직 내부에서 그리 호응은 높지 않은 듯 (명퇴) 신청자는 한 명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책결정 과정이 투명하지도 않고 즉흥적인 발상으로 급조되다 보니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업무도 인사부서에서 주도하고 있다.

인사부서를 총괄하는 국의 책임자가 그 당근책의 첫 수혜자이고 한 명뿐인 명퇴 신청자도 그 책임자다.

A 사무관이 봉사활동을 부풀려 서기관으로 진급할 당시 인사업무를 총괄한 국의 책임자도 명퇴 신청자다.

A 사무관은 총무과장으로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신의 승진에 편법을 동원했고 현재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지원과는 합리적 절차 대신 독선으로 시정을 흐리고 있다. 모든 시정의 최종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

김윤식 시장은 '석고대죄'라는 정치적 행위보다 무너진 인사정책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필요할 때다.

/김신섭 시흥지역 담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