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

   
 
 인천항을 통해 한국과 중국 관광하고 오가는 사람이 연인원 1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이다. 수교도 하기 전인 1990년, 인천항에서 뜬 1척 배로 시작된 한중 교류는 22년 만에 괄목상대한 변화가 있었다.
 첫해에 9천412명이었던 승선 인원이 올해 102만 6천여 명에 달할 걸로 예상되고 있고, 화물도 컨테이너 박스 248개(TEU)에서 연내에 200만TEU를 돌파할 전망이다.
 희소식이 잇따르고는 있지만 요즘 인천항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곱씹어보면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도 않다. 이럴 땐 좋은 소릴 해도 티도 안 날 테니 작심하고 쓴소리 좀 해 보련다.
 불과 1주일 전 열렸던 물류인 송년의 밤 행사 땐 잠재돼 있던 항만 노사 갈등 구도가 극명하게 표출됐다.
 송년의 밤 행사는 매년 항만업계와 관련기관 관계자들에게 상을 주는 본 행사 자리가 있어 왔는 데 올해에는 매년 시상자로 참석해 왔던 인천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부시장이 잠깐 대리 시상자로 들렀다 갔을 뿐이다.
 개항 이래 처음으로 연간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는 날조차 시장이나 관할 중구청의 대표자의 걸음은커녕 축하 메시지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이러다 가끔 인천시나 지역정치권이 인천항 쪽에다 '폼 나게 사진 찍고 생색낼 행사나 이벤트 하나 마련하라'는 둥의 얘기라도 넣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 될 것 같다.
 아마 200만TEU 달성 축하 이벤트 때는 그분들 얼굴이라도 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봐야 할까. 사정이 이러니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인천항 홀대론'은 그 탓을 정부와 정치권에만 돌릴 게 아니다.
 지역사회에 더 다가가지 못하고 기쁜 소식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항만 관련 기관 및 업계에도 문제가 있지만 항만도시를 자처하면서도 항만 건설과 관리운영은 도외시한 채 도시계획을 세우고 항만을 지역발전의 모멘텀으로 삼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구색을 맞출 수 있는 대상 정도로 여기는 인천시도 무관심한 눈을 다시 뜰 필요가 있다.
 한해 관광객 100만명.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 박스. 그 뒤엔 제대로 된 터미널조차 없고, 관광객의 지갑을 열 변변한 관광코스나 상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항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희소식을 전하면서도 못내 뒷맛이 씁쓸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