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교육기부 본격화


올 초·중·고교 38.7% 참여

인적·물적자원 연계자 위촉

내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전용 홈페이지로 후원 가능

   
▲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0월25일 시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지역 내 23개 대학, 기관, 단체와 교육기부 협약식을 맺었다. 협약에 참여한 대학, 기관과 단체는 경인교대, 경인해운항공㈜, ㈔교육을사랑하는사람들21, 그린리더스포럼, 두리지역복지센터 남동사업단, SK와이번스 야구단 등이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내가 가진 재능을 공유하는 '재능기부'는 이웃과 서로 나누는 '실천운동'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기부하는 것도 소중한 활동이지만 재능을 나누는 것은 사랑을 나누는 활동이다.

특히 기업, 대학, 공공기관, 개인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물적자원을 학교 교육활동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제공하는 교육기부(Donation For Education)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천에서 본격화 되고 있다.

#1. 해병대 2사단과 강화교동고

강화교동고교는 2009년 3월 인근의 해병대 2사단 5연대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해병대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영어회화 등 교과와 태권도 수업 등 비교과 활동을 벌였다.

학년별로 명문대학 재학중인 해병대원 1명씩을 배치해 가정교사 역할을 맡았고 주 4회 영어회화와 태권도수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24명 전원이 대학에 합격했고 2010년도에는 20명이, 2011년도에는 12명 전원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학내 활동과 봉사활동, 군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학생들에게는 접경지역이라는 소외감에서 벗어나게 됐고 해병대에게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군대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2. 학부모 교육기부, 인천개흥초교

학부모들이 학교에 총출동한 인천개흥초교. 학교의 주도로 학부모와 교사, 학생이 차례로 자기주도적 학습과 관련한 연수를 실시하고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학부모들이 다양한 방식의 전문지식 교육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공부하는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을 맡아 학교와 학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뽐냈고 학생들은 전문지식을 갖춘 '아빠·엄마 교사'를 통해 보다 많은 세상을 알게 됐다.

이 같은 교육기부는 이미 선진국에서 나눔과 기부문화로 보편화 됐다.

나눔과 기부의 형태로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교육기부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혁신적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3M은 과학을 지역사회 생활 속으로 유도하기 위한 독특한 지역사회 공헌 프로그램 '과학마법사'를 통해 학교에서 과학기술을 시연하고 아이들과 함께 실험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또 매년 과학박람회를 열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11개 대기업과 2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63개 대학 등과 함께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은 주니어 공학교실 및 자동차 과학캠프를 열고 있고 삼성전자는 꿈나무 과학교실, LG전자는 LG 사이언스홀을 운영하고 있다.

개별적인 재능기부활동도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 7월~2011년 7월 최근 1년간 13살 이상 인구 가운데 36.4%가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4.8%가 현금을 기부해 현금기부자 비율은 2009년 조사 때보다 2.5%P 늘었다. 자원봉사 활동에도 19.8%가 참여했으며 앞으로 2년 이내 자원봉사에 참여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도 45.6%에 이르고 있다.
 

   
 


▲전국 교육청 최초 교육기부 협약

이 같은 재능기부 흐름을 교육기부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것이 인천시교육청이다.

시 교육청은 지난 10월 시 교육청 영상회의실에서 지역 내 23개 대학, 기관, 단체와 교육기부 협약식을 맺고 활동을 본격화 했다.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기부 자원별로 보면 개인지식·재능 기부로 경인해운항공㈜, 그린리더스포럼, 인천시 남구건강가정지원센터, EBN인천교육방송, 인천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푸르미 가족봉사단, 행복문화포럼, 인천재능대학교, ㈔교육을사랑하는사람들21, 인천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구성원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진로상담, 취업현장지도, 학습지원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물적자원 기부는 대학, 기관, 단체별로 특성화됐다. 프로그램기부는 경인교육대학교, 예모항공㈜, ㈜우광테크, 인하대학교 체육영재센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 ㈔현대공예인협회, 인천상공회의소, 인천메트로, ㈔교육을사랑하는사람들21, 두리지역복지센터 남동사업단, 한국세라프가 맡았다. 시설기부는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인하대학교, 인천재능대학교, 인천메트로 등이, 장비콘텐츠 기부는 ㈜무한유앤아이 등이 대학과 기관, 단체의 시설과 장비콘텐츠를 제공한다.

정승연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발기로 구성된 교육기부 네트워크 '그린리더스포럼'을 보자.

현재 이 단체에는 인천교육 발전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기부하려는 회원 140여 명이 활동중이다. 업무협약 체결 이후 학교과 청소년수련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 교육기부 활성화 방안

시 교육청은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나근형 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육기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교육기부 추진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기부를 위해 시 교육청과 지역교육청, 지방자치단체가 연계가 돼 단위학교의 요구에 따라 지역사회의 인적·물적자원을 교육활동에 연결해 주는 '학교 교육기부 매니저(SDM, School Donation Manager)'를 위촉 중이다.

시 교육청은 2012년을 교육기부의 해로 정하고 관련 단체와 협의해 공연 및 전시, 영화, 체육, 수련,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무협약 이후 설치된 교육기부센터를 지역교육청까지 확대하고 교육기부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기부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한다. 이를 통해 내년도에는 인천지역 초·중·고교는 100% 교육기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양한 행태의 교육기부가 이뤄진 올해 교육기부 참여학교는 초교 46.6%, 중학교 35.9%, 고교 27% 등 전체 학교의 38.7%에 그쳤다.

또 프로그램 교육기부는 초교 1천190개, 중학교 665개, 고교 635개, 활동지원 교육기부는 초교 1천428개, 중학교 798개, 고교 762개, 장비·콘텐츠 교육기부는 초교 714개, 중학교 399개, 고교 381개가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재능기부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이뤄진다. 강연이나 노래, 악기연주, 글, 개그, 언어, 공부법, 컴퓨터 관련, 동화구연, 요리, 꾸미기 등 어떤 재능이든 필요한 곳에 기부하면 된다.

요즘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신의 재능을 연결하거나 댓글을 달아 이웃을 돕는 '소셜기부' 도 가능하다.

시 교육청 교육기부센터 관계자는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부에 대한 마음만 있다면 언제든지 기부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기부 신청은 시 교육청 교육기부센터(032-420-8126)으로 문의하거나 교육기부 카페(http://cafe.daum.net/schoolgive)로 하면 된다.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