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총리에 이어 새 내각 사령탑을 맡게 된 이한동 총리서리는 정식 총리로 취임하기까지 녹록치 않은 통과의례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총리지명자는 국회의 임명동의만 받으면 곧바로 「서리」 꼬리를 떼고 총리에 취임할 수 있었으나, 이번 16대 국회에서는 「인사청문회」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여야 3당 총무가 22일 회담을 갖고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청문회의 형식이 어떤 형식으로 결론나든 이 총리서리는 국회의 자질검증 절차를 비켜갈 수 없게 됐다.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는 일반 안건과 마찬가지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의 동의로 가부가 결정된다.

 가령 여야 의원 273명이 모두 참석할 경우, 이 총리서리는 과반인 137표의 지지를 얻어야 세종로 청사로 갈 수 있다.

 현재 여야 의석분포를 보면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133석, 민주당이 호남 무소속 4명 입당자를 포함해 119석, 자민련 17석, 민주국민당 2석, 한국신당 1석, 무소속 1석(정몽준 의원)이다.

 여야의 표대결로 갈 경우, 이 총재의 총리지명으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표결공조가 이뤄지면 136석까지 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여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가세하는 경우 과반인 137석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민국당 의원 2명과 한국신당의 김용환 의원이 동조하고 한 때 이 총리서리와 한 솥밥을 먹었던 한나라당내 일부 세력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총리지명자는 어떤 형식이 됐든 인사청문회에서 중대한 도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한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를 받는데는 일단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