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2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강만길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대표 67명을 청와대로 초청, 간담회 겸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과 방침을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이런 견해를 밝혔다고 박선숙 청와대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이번 회담은 만나는 것 자체,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운을 뗀 뒤『민족이 지난 50여년 대결하는 동안 얼마나 그립고 고통스러워했는가』라고 묻고 『서로 원수를 져서야 되겠나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현실에서는 200만명이 무장대립하고, 그동안 쌓인 적개심과 함께 거리가 얼마나 큰지, 또 우리 내부의 의혹과 반대가 있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며 「냉철한 머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차분히 과욕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중요한 것은 한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되어나가도록 하는 것이며 거듭 만나는 과정에서 진전도 있을 것』이라며 첫 회담에 너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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