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시절부터 보통 수면'2~5시간'… 지덕체 교육 힘써


 

   
 

'조선 오백년 집권의 비밀'이란 부제가 달린 <왕가의 전인적 공부법>(도현신·미다스북스)은 세계 역사상 보기 드물게 오백년을 이어 지속된 나라, 조선을 이끈 핵심 세력인 왕가는 과연 어떠한 교육을 하면서 다음 세대의 왕들을 길러 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조선 왕가는 오늘날처럼 단순히 직업인만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교육만 시키는 기능양성적 교육이 아니라, 지혜와 덕망과 체력을 모두 갖춘 훌륭한 인격자가 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전인교육을 해왔다.

그로 인해서 조선은 오백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존속하면서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왕이 되기 위한 교육 서연(書筵), 제2부에서는 왕이 되고 나서 하는 교육 경연(經筵), 제3부에서는 왕실 종친 관리를 위한 교육 종학(宗學)에 대해 재미나고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풀어나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4부에서는 조선의 왕들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들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조선의 왕자들은 결코 게으름을 부리거나 빈둥빈둥 놀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의 왕자들은 보통 밤 11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그들은 하루에 길어야 5시간에서 적게는 2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았다. 그 밖의 시간들을 빠짐없이 활용해 꼼꼼히 공부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또한 조선의 왕자들은 하루에 네 번, 조강(朝講, 아침 학습)과 주강(晝講, 정오 학습)과 석강(夕講, 저녁 학습) 및 야대(夜對, 야간 학습)에서 공부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조선의 왕자들은 책만 파고드는 지식 교육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들은 부모와 웃어른에 대한 예절을 통하여 올바른 인성을 깨우치는 교육도 받았다.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조선의 왕자들은 아침과 점심, 저녁과 잠자기 전에 빠짐없이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의무적으로 드려야 했다.

또한 조선의 왕자들은 부모님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손수 잠자리와 이불을 펴드려야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바른 예절을 몸에 익히고 나아가 예절을 통한 인성 교육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조선의 왕자들은 왕이 되었다고 해서 공부를 그만두지 못했다. 왕이 되고 나서도 끊임없이 왕자 시절처럼, 신하들과 유교 경전과 지나간 역사와 현재의 시국에 대해 빠짐없이 공부해야 했다.

만약, 이런 학습인 '경연'을 빼먹거나 게을리하는 왕이 있다면 연산군처럼 왕의 자질이 부족한 폭군으로 낙인찍혀 쫓겨나게 되었다. 이것이 오백년 동안 나라를 지탱할 수 있었던 '조선의 힘'이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선의 성군들은 어떻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뛰어넘어 근대 민본주의 사상의 극치에 다다랐는지 그 비밀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416쪽, 2만3천 원.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