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출근시간이라 입구 개방 … 병력보강 조치"

경찰이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던 모 종교단체 신도들의 청사 내 진입을 잠시동안 막지 못해 국가기관인 정부청사 경비의 허점을 드러냈다.

29일 경기지방경찰청과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하남감북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 반발해 온 대순진리회 신도들이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 진입해 시위를 벌이다 81명이 연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쯤 과천정부청사에 무단으로 들어와 시위를 벌인 대순진리회 신도 81명을 집시법 위반과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연행, 6개 경찰서로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

대순진리회 신도 2천500여 명(경찰 추산)은 지난 28일 오후부터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반발해 과천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이날 사고는 이들 중 일부가 출근시간대에 청사 1·4 초소를 통해 진입을 시도해 1층 로비에까지 들어간 것. 이들은 경찰 등에 막혀 곧바로 현관 밖으로 밀려났다가 현관 앞에서 다른 신도들과 합세해 재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됐다.

현장책임자인 과천경찰서 경비과장은 "출근시간이라 입구가 개방됐고, 마침 경비중대도 교대시간이었는데 아침식사를 마친 시위대가 체조를 하는 듯 싶더니 갑자기 뛰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정부청사에 대한 방호 경비가 뚫린 셈"이라며 "주요 국가기관을 막지 못하면 주민 치안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경기경찰청 경비과장은 "진입 시도로 인해 방호벽이 뚫린 것이 아니라 비집고 밀고 들어온 시위대를 막아서 검거한 것"이라며 "병력을 19개 중대로 늘려 청사경비를 보강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 가담 정도를 조사해 연행자들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나머지 신도들은 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하남 감북지구 내 위치한 대순진리회 소속 부지 중 일부만 지구에 편입되자 반발해 왔다.

하남감북 보금자리사업은 전체 267만㎡에 주택 2만 가구(보금자리 1만 4천 가구)가 건설되는 사업으로 지난해 12월30일 지구지정됐다.

/김우태기자 kw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