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고정관념 파괴'미래예측'관련 기준 제시


 

   
 

<안티 이코노믹스>(백우진·필맥)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으로 재직 중인 경제전문 저널리스트 지은이가 실용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미래에 대해 경제학적 사색을 한 결과가 농축돼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수많은 경제학자나 경제전문가들이 미래예측에 매달리는데도 번번이 틀리는 이유를 따져보고 경제의 미래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경제의 미래는 경제주체의 의지나 창조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국가나 기업과 같은 조직의 미래는 리더십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부각시킨다.

이 책은 경제전문 저널리스트가 쓴 책답다. 책의 주제와 내용에 앞서 우선 글을 읽는 맛이 난다. 상아탑의 학자가 쓴 책과 달리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로 모든 사람의 일차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미래예측이라는 주제를 요모조모 다룬다.

미래예측에 대한 지은이의 관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미래를 미리 알고자 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위험을 피하거나 미래의 기회를 선취해서 성공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미래를 이야기해주는 것이 경제학자나 경제전문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가 되고 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것은 그들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미래는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기회를 포착하거나 만들어내고 위험을 피한다는 관점에서 실용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완성된 미래에 적응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것이 분명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창조력과 우리나라 개발연대를 주도한 두 기업인, 즉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과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의 리더십을 재평가한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이 수미일관한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지은이가 서술한 순서대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읽는 것 자체가 흥미로우면서도 흐릿한 시야가 맑게 터지는 듯한 각성의 느낌도 여러 군데서 갖게 된다.

특히 앞부분에 나오는 몇 가지 소주제에 대한 분석, 즉 <토정비결>이 미래를 말하는 방식, 워런 버핏, 피터 린치, 짐 로저스와 같은 투자세계 거장들의 투자기법, 2008년에 일어난 미네르바 열풍 등에 대한 분석이 그렇다.

이어 지은이는 국제 무역질서의 변화도 적극적인 미래개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론에 내재된 논리적인 결함을 지적하며 비판하고 자산거품 현상에 대한 정책당국과 중앙은행의 대응태도를 따져보고, 미래예측과 관련된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의 오류를 진단한다. 291쪽, 1만4천원.

/조혁신기자 chohs@i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