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40여일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3일 판문점 준비접촉을 통해 수행원 규모와 절차 등에 관한 가닥이 잡힘에 따라 국정원, 통일부, 외교통상부, 청와대 비서실 등으로부터 각종 관련자료를 받아 정상회담을 위한 원대한 구상을 시작한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준비접촉을 지켜보고 수시로 보고받기 위해 당초 오전으로 예정됐던 건설교통부 업무보고를 오후로 연기했다.

 또한 다음달 12일 평양을 방문하기 전까지 가급적 일정을 조정해 어린이날 행사, 국민과의 대화 등 굵직한 공식일정을 제외하고는 많은 시간을 회담 준비에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오는 9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동외에도 정원식 전 총리 등 과거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인사들을 만나 정상회담에 대한 자문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이 준비작업에서 가장 치중하고 있는 부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단독대좌를 통한 「담판」을 앞두고 김정일 개인에 대한 철저한 연구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 김 위원장의 연설문 등을 토대로 그의 남북관과 통일론을 면밀히 분석해 정상회담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두 정상의 일거수 일투족에도 남북한 주민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점에서 김 대통령의 평양체류 일정과 의전절차 등이 확정되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도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국민들에게 들뜬 분위기를 조성치 않도록 하기 위해 정상회담 준비와는 별도로 내각의 국정현안 챙기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국정현안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비토록 할 것을 강력히 지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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