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카면 좋을까?』

 사로청위원장이 고개를 들고 기요과장을 쳐다보았다. 기요과장은 떠나가는 곽병룡 상좌한테는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신임 안전부장이 될 김문달 중좌한테 무슨 환영의 몸짓이라도 보여야 되지 않겠느냐는 내심을 보였다. 사로청위원장은 옳은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길치요. 도 안전국에서 전보통신문으로 안전부장 직무를 대신한다는 명령까지 내려보냈는데 사로청위원장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갔지요. 쌍수를 들고 김문달 중좌가 우리 낙원군 안전부장이 되는 데 대해 환영한다고 선전선동사업이라도 좀 벌여야 하는데 나하고 우리 과장 동지는 워낙 부장 동지 사람이라고 호가 나 있어 부부장 동지가 좋아 하실디 모르갔시요.』

 『좋아하고 안 하고는 부부장 동지가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는 그저 우리 할 일만 하면 되지 않갔서?』

 기요과장이 눈치를 살피고 있는 사로청위원장을 바라보며 자기 내심을 더 강하게 내보였다.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던 백창도 과장이 자기 속을 내보였다.

 『맞아. 부부장 동지야 어케 생각하든 말든 우리는 그저 부부장 동지가 낙원군 안전부장으로 승진하는데 대해 환영한다는 뜻만 보여주면 돼. 당 위원회에서는 어드러케 생각하든 동무는 빨리 사로청원들을 모아 충성구루빠나 환영조를 조직해 쌍수를 드는 사업이 시급해. 서둘러 봐.』

 『과장 동지 말씀이 맞아. 나 말이야, 지금 부부장 동지 방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올 테니까니 조금 후에 사로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사업 토의 좀 하자우.』

 기요과장은 사로청위원장의 확답을 받고는 김문달 중좌 방으로 건너갔다. 김중좌는 퇴근준비를 하고 있다 기요과장이 들어가자 자리로 돌아와 자세를 갖추고 앉았다.

 『뭐, 급한 기요?』

 『네. 도 안전국에서 전보통신문으로 부부장 동지 영전을 알리는 소식이 하달되었습네다.』

 워낙 천성적인 포커 페이스라 김문달 중좌는 기요과장이 결재철을 펴서 전보통신문을 보여줘도 무슨 표정이 없었다. 그러니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기요과장은 김문달 중좌가 전보통신문을 다 읽고 수표(서명)를 해서 돌려 줄 때까지 기다리며 우두커니 서 있기도 뭣해서 한 마디 했다.

 『부부장 동지! 안전부장으로 한 급 올라가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네다. 앞으로 열과 성을 다해 부장동지로 모시갔습네다. 저와 우리 기요과 일꾼들 잘 좀 지도해 주십시오.』

 김문달 중좌는 전보통신문을 다 읽고 돌려주면서도 무슨 말이 없었다. 기요과장은 결재철만 받아 챙기며 자기 마음을 내보였다.

 『부부장 동지께서 허락해 주시면 오늘 저녁에라도 몇 몇 뜻 맞는 동무들과 함께 충성조와 환영구루빠를 조직할까 합네다. 허락해 주십시오, 부부장 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