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인물들의 일상


 

   
 

개봉작 <평범한 날들>은 배우 송새벽의 첫 독립영화 주연작으로 큰 기대와 화제를 모은 영화다.

<평범한 날들>은 지난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 서울독립영화제2010 장편 경쟁부문 외에도 올해 제13회 타이페이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평범한 날들>의 연출을 맡은 이난 감독은 실험적인 단편영화 연출과 뮤직비디오 감독, 사진작가 등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펼쳐 온 아티스트로 이번에 첫 장편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다.

이난 감독은 유난히 신인감독들의 놀라운 데뷔작이 잇따라 개봉, 호평을 받으면 수많은 이슈를 모았던 2011년에 늦깎이로 장편영화 데뷔작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난 감독은 닮은 듯 다르게 살아가는 세 인물의 일상을 통해, 주변과의 관계 맺음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상흔과 내재된 슬픔을 따뜻하고 연민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고, 세밀하게 포착해내며 관객들에게 치유라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보험설계사로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30대 남자 한철(송새벽), 수공예 액세서리 디자이너인 20대 여자 효리(한예리),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는 10대 후반의 청년 수혁(이주승)을 주인공으로, 평범한 날들의 불편한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효리가 남자친구와 이별하는 장면과 수혁이 할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 한철이 고객들을 만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장면들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고독한 현대 도시인의 자화상을 떠올린다.

영화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다양한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송새벽은 한철 역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충무로 라이징 스타 한예리가 효리 역을, <원 나잇 스탠드>, <장례식의 맴버> 등의 영화로 얼굴을 각인시킨 배우 이주승이 수혁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특히 송새벽은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자아내는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기존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인간적이고 특별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한철 역의 송새벽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큰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일상을 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평범한 날들이 되고 만다. 우리는 그 시간을 감내하며 살아간다"며 한철을 표현하기 위한 감정들을 밝히기도 했다.


효리 역의 한예리 또한 "연기를 하면서 평범한 날들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효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내 주변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이 영화에서 내면연기에 공을 들였음을 밝혔다.

이난 감독은 "송새벽의 경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송새벽의 연기를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올 가을 한국영화 최고의 관심작인 <평범한 날들>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기대된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