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관리 의무 없어"
   
▲ 동구 송현동 화평치안센터 앞에 있는'송현로(왼쪽)','화평'이라 새겨져 있는 옛 수문 표지석이 관리가 안된 채 방치되어 있다.


동구 송현동에 위치한 옛 수문 표지석이 무관심 속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송현동 70-15번지 화평치안센터 앞 인도와 길 건너편에는 성인 남자 무릎 높이의 표지석 두 개 서 있다.

화평치안센터 앞의 돌에는 흰색 페인트로 '화평'이라는 낙서가, 길 건너편의 돌에는 '송현교'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다. 예전에 이곳에 놓여 있던 송현교의 흔적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수문통'이라 불리는 이곳은 지난 1930년대까지 작은 배가 드나들던 수로였다.

송현교는 이 수로를 두고 송현·화수동을 잇는 다리였으나 복개된 이후 다리의 흔적인 표지석들은 유물이 아닌 흉물이 되버린 상태다.

실제 인도 한 가운데 위치한 탓에 지나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쓰레기 등 오물이 쌓이는 일도 빈번하다. 더욱이 이곳은 구가 발간한 관광 책자에 버젓이 관광코스로 명시돼 있다.

관광 책자를 보고 표지석을 찾을 이들은 장소를 찾기 어려울 뿐더러 발견하더라도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는 문화재가 아니라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관광 책자에 포함한 것은 지역역사에 따른 설명일 뿐"이라며 "오래된 표지석이긴 하나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 관리를 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이어 "문화재 관련 예산이 부족, 기존 문화재 관리도 제대로 안되는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강신일기자 ksi@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