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넘는 우정 등 다룬 단편 8편


 

   
 

<우리 이웃 이야기>(필리파 피어스·논장)는 어린이의 눈을 잃지 않는 관찰자 필리파 피어스가 아이들이 집과 바깥에서 겪는, 작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건들을 쫓아가면서 아이들의 가장 내밀한 생각과 마음을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동화다.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 세대를 넘는 사랑과 우정, 알 수 없는 상실감 등 유쾌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이야기 8편이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표제작인 '우리 이웃 이야기'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외된 어른들의 세계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다. 우리 집 근처에는 두 이웃이 있다. 하나는 고물을 팔아 먹고사는 '구질구질한 딕' 아저씨인데,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산다. 또 한 이웃은 만날 할머니 눈치나 보며 죽은 듯이 지내는 메이시 할아버지다.
'목초지에 있던 나무' 목초지에는 너무 늙어서 언젠가는 저절로 쓰러질 느릅나무가 있다. 갑자기 쓰러질 때 벌어질 큰일을 막으려고 동네 사람들은 느릅나무를 베기로 한다. 옆집에 사는 리키는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알리고, 일꾼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이들과 같이 나무를 쓰러뜨린다. 그날 밤, 리키는 텅 빈 목초지를 바라보면서 까닭 모를 슬픔을 느낀다.
첫 작품 <피라미호의 모험>으로 카네기상 후보에 오르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이후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버블과 스퀵 대소동> 같은 일련의 걸작을 남긴 현대 영국 어린이 문학의 대표 작가 필리파 피어스는 단편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주옥같은 작품을 여럿 발표했다. 특히 이 책은 195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걸쳐 쓴 여덟 편의 작품이 담긴 피어스의 첫 단편집이다. 200쪽, 9천500원.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