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공장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복직투쟁 과정을 담아냄은 물론,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졌던 음악산업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음악 다큐멘터리 <꿈의 공장>(연출 김성균)은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어둠의 공장, 지문이 닳도록 기타를 문질러야 했던 노동자들의 눈물,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졌던 또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는 영화다.

세계적 브랜드로 떠오른 국내 최대 기타회사 콜트·콜텍. 그 어마어마한 성장 뒤엔 지문이 닳도록 기타를 문지르고 다듬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형편없는 임금과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한 보상으로 돌아온 것은 성의없이 써갈긴 다섯 글자 '무기한 휴업'.

더 싸게, 더 많이를 주문처럼 외우던 콜트·콜텍의 횡포에 맞서 노동자들은 기약 없는 싸움을 시작했고, 그들이 만든 기타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던 뮤지션들은 기꺼이 그 손을 마주 잡았다.

그렇게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시작된 "No Music, No Life"의 목소리는 '음악'이라는 신비한 이름으로 세계 곳곳으로 뿜어져 나가, 일본과 독일, 미국에서 거대한 함성으로 피어났다.

초국적 거대 기업의 마수는 어느새 음악산업 속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있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음악이, 기타가,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

세계 기타의 1/3을 생산하는 등 대표적 기타 브랜드로 꼽히는 콜트·콜텍. 지난 2007년 사측의 위장폐업으로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렸고, 1천일이 넘는 시간 동안 복직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꿈의 공장>에는 희망이 서려 있다. 뮤지션들이 매달 '수요문화제'를 통해 연대의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투박한 손'과 그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의 '자유로운 손'이 만나 소외와 착취가 사라진 진정한 '꿈의 공장'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과정을 필름에 담았다. 추석기간엔 인디플러스, KU씨네마테크, 아리랑 시네센터에서 볼 수 있다. 15일부터는 영화공간주안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