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해외매각반대에 여성들도 나섰다.

 「 대우자동차 공권력 투입 규탄 및 해외매각저지를 위한 인천시민 결의대회」 가두시위가 벌어진 27일 오후 2시 인천시 부평역 앞 큰 길.

 두살바기 딸아이를 들쳐 업은 30대 초반의 주부, 아들과 사위가 대우자동차 근로자인 60대 친정 어머니와 그 딸, 9개월의 만삭인 30대 예비 엄마….

 해외매각으로 고용불안이라는 벼랑끝에 선 남편의 아내들과 아들의 어머니 등 20여명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반대를 위한 가족 투쟁위원회원인 그들의 손에는 유치원생에서 걸음을 막 떼기 시작한 어린 아들, 딸들이 있었다.

 남편과 아들이 벌이는 시위 속에 파묻힌 이들은 시종 비장한 얼굴 빛을 잃지 않았다.

 남편이 직장 밖으로 언제 내몰릴 지 모르는 불안한 아내들의 심경 그대로였다.

 「아빠 우리도 있어요. 힘 내세요」 「인천경제를 망치는 대우차 해외매각을 반대한다」 「언제까지 남의 일처럼 방관만 할겁니까」.

 한 손에는 잠자는 유치원생 딸을 들쳐 안고, 한 손으론 구호와 함께 팔을 치켜드는 정모씨(33·여)의 목소리는 지칠 줄 몰랐다.

 인천지역 경제의 33.8%를 차지하는 대우가 공중분해 위기에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정치인과 시민들에 대한 매몰찬 항의였다.

 『왜들 나서지 않아요. 대우차가 망하면 인천경제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모른답니까.』 20대 딸의 손을 잡은 60대 친정 어머니는 분에 찬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아이를 들쳐안고 목청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며 걸어온 이들의 가두시위(부평역 광장~부평경찰서~대우자동차)는 남편들의 총파업 만큼이나 고단하고 힘든 길이었다.

 그러나 1시간30분에 걸쳐 벌인 가두시위 동안 시민들을 향한 그들의 외침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높이를 더했다.

〈박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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