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녀와 우정 … 성장의 아픔 극복 이야기


 

   
▲ 마이카의 황새=벤노 플루드라

<마이카의 황새>(글 벤노 플루드라·북뱅크)는 어린 소녀 마이카가 회색 황새와 우정을 쌓으면서 성장의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새가 마이카 집에 둥지를 튼 지 7년째. 황새가 마이카를 물어다주었다고 믿는 마이카네 가족은 모두 황새가 돌아온 걸 반기지만, 그해 날아든 황새 부부에게서 태어난 세 마리 새끼 가운데 한 마리는 이상하게도 회갈색을 띤 데다가 날갯짓을 하지 않았다.

회색 황새는 부모 황새와 형제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마이카는 아빠와 함께 나는 연습을 시켜보지만 여전히 날려고 하질 않는다.

급기야는 마이카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와 강아지의 바구니까지 차지하기에 이르고, 마이카는 회색 황새가 끝내 날지 않고 자기 곁에 머물러 있기를 은근히 바란다.

하지만 이 특이한 황새를 연구해보고 싶어 하는 생물학자에게 회색 황새를 보낼 수밖에 없는 마이카는 깊은 슬픔에 빠지는데.

마이카와 엄마, 아빠, 세 사람이 회색 황새를 대하는 각각 다른 태도가 흥미롭고, 열린 결말은 묘한 희망을 남기며 슬픔을 극복하게 한다.

어린 소녀 마이카와 회색 황새의 우정 이야기를 간결한 묘사로 풀어낸 구 동독 작가 벤노 플루드라의 독일아동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벤노 플루드라는 1942년에 함부르크 상선학교에 입학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베를린과 할레에서 독일문학, 사학, 예술사를 전공했다.

플루드라는 동독의 가장 뛰어난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이 책이 출간된 것은 통일 직후이지만, 작품을 쓴 것은 개인의 자유가 강하게 억압되었던 사회주의 국가일 때였다.
플루드라의 작품은 동서로 나뉘어 있을 때부터 국경을 넘어 높은 평가를 받았고, <탐바리>를 비롯한 여러 작품이 서독에서도 출간되어 있었다. <마이카의 황새>는 1991년에 출간되어 이듬해인 1992년에 독일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131쪽, 9천원.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