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당국은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남북정상회담 2차 준비접촉을 갖고 의제와 의전, 경호, 통신 등 실무절차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접촉에서 북측은 첫 준비접촉 때 남측이 제시한 의제와 의전, 경호, 통신 등 실무자협의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의제와 관련,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해 근본문제의 해결이 중요하다는 원칙 아래 7·4 남북공동성명의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 중심으로 논의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외세와의 공조 파기, 국가보안법 철폐, 통일 애국인사 활동 보장 등 이른바 3개 선행실천 사항의 제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실무절차와 관련, 지난 94년 정상회담의 합의 선례를 준용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남측은 북측 주장을 경청하는 가운데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이라는 포괄적인 의제 정립을 재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 경협을 통한 북한 경제회복 지원, 한반도 냉전종식과 평화공존,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 남북 당국간 대화 상설화 등 베를린 선언의 4대과제 중심으로 논의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농업구조 개선과 사회간접자본(SOC) 지원과 관련해 북측과 협의할 의지가 있음을 밝히고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대한 북측의 성의 있는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접촉에서 남북 양측은 의전, 통신, 경호 등의 절차 문제에 대해 지난 94년 실무합의의 선례를 준용, 새로운 상황에 맞춰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실무자 협의를 개최키로 의견을 접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을 출발한 남측 대표단은 오전 9시30분쯤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 집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가진 뒤 오전 9시45분쯤 중립국 감독위원회 사무실 오른쪽 통로를 통해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넘어갔다.

 이번 2차 접촉은 94년 7월 이후 5년 9개월만에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속개된 첫 남북 당국간 회담이다.〈연합〉

 남측은 양영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통일부 손인교 남북회담사무국장, 서영교 국장, 북측은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를 단장으로 최성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권 민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가 각각 참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