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천항은 선박이 어떤 화물이든 불문하고 원하는 만큼의 화물을 싣고 내리고 상쾌한 기분으로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그런 때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4년 전 인천항과의 자매결연 체결을 위해 실무책임자의 일원으로 유럽 앤트워프항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었다. 앤트워프항은 인천항과 같이 극심한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해야 하며 바다로부터 강을 따라 100여㎞를 올라와야 하는 지정학적으로 취약한 점에 있어 너무나 흡사한 항구이지만 그러나 다음의 면에서는 너무도 다른 항구였다.

 첫째는 항만시설 규모다. 인천항의 부두길이가 10여㎞인데 반해 앤트워프항은 100여㎞나 된다. 또 7개의 갑문가운데 가장 큰 것이 길이 500m, 너비 68m로 17만5천t 이상~30만t 미만의 대형 선박(VLCC)의 통항이 가능하다.

 둘째는 항만운용매니지먼트다. 우리 인천항은 바람과 안개로 1년중 50여일은 통항이 불가한 반면 앤트워프항은 364일의 통항을 보증한다. 30명이 넘는 유능한 선장출신 항만교통관제시스템(VTS) 운영요원들이 자연의 어려움조차 극복한다.

 셋째는 개발계획이다. 대표적인 예로 북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인천항의 개발계획은 답답함을 넘어 짜증이 나게 한다.

 그러나 앤트워프항은 향후 100년까지의 개발계획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해놓고 있다. 특히 시간을 다투는 컨테이너선 처리를 위해 갑문 밖에 별도의 터미널을 운영중이며 그 맞은편에 좀 더 규모가 큰 컨테이너터미널을 개발하고 있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의 처리도 가능해지리라 한다.

 넷째는 항만시설매니지먼트 및 마케팅이다. 2~3년 전 우리가 선석은 적은데 배가 많이 들어온다고 선령 25년이 넘는 배와 2천t이 안되는 배의 입항을 금지했던 반면 그네의 경우 선박과 화물처리 내용을 종류별, 연도별, 그리고 인근 경쟁항인 로테르담이나 르아부르항과 비교분석해 이용자들에게 앤트워프항이 얼마나 경제적인가를 제시한다.

 화물별 정리정돈상태가 너무 일목요연하며 주민들로부터의 민원도 없다. 왜냐하면 부두임항지역 부근에 민가나 상업시설이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천항에 고객(선박)이 몰릴 때를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중심경영, 고객제일경영마인드를 도입, 고객으로 하여금 미리 예측가능토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천해양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천항 발전협의회 가동 및 e-Business를 활용, 국내외 선주나 하주들에게 인천항은 깨끗하고 질높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항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어 많은 선박이 들어오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자매는 어딘지 닮아보이기도 하고 달라보이기도 하지만 좋은 점을 닮아서 나쁠 것은 없지 않겠는가?

 〈남명진·현대상선 인천사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