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민주화'건국·산업화 함께 이뤄낸 복합적 산물 주장제기


 

   
 

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 | 시대정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를 재조명한 <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도서출판 시대정신)가 출간됐다.

이 책은 87년 민주화가 어떤 혁명적인 과정을 통한 단절이 아니라 건국과 산업화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건국과 산업화가 논리적으로는 민주화의 전제조건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즉 87년 민주화는 민주화운동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건국, 산업화와 함께 이뤄낸 복합적인 산물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전제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더 이상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단순한 민주 대 반민주의 대결일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사단법인 안병직 이사장의 과거 민주화운동 경험을 담은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 좌익운동을 중심으로'가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안병직 이사장은 '인민혁명당', '통일혁명당', '남민전' 등에 얽힌 경험을 술회하고 있으며, 그 핵심인사인 박현채(전 조선대 교수), 신영복(현 성공회 석좌교수), 김수행(현 성공회대 석좌교수), 박성준(현 성공회대 겸임교수), 김정강, 여정강 등과의 일화를 증언함으로써 한국 민주화운동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증언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제1차 인민혁명당', '통일혁명당', '제2차 인혁당 사건',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김정강 그룹'으로 나누어 증언하고 있다.

전체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 책은 지난 2008년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사상적 배경 및 역사적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히 진보진영과의 사회통합을 염두에 두면서 진행한 모임의 작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에 있어 공통점과 차이점, 성과와 한계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양 이념진영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국사회의 발전을 논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작은 결과물인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민주주의의 기원과 전개'뿐만 아닌 '신정치질서의 구상'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함께 다루고 있다. 412쪽, 2만원

/조혁신기자 mrpe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