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뮤지션 작가'재즈풍 언어유희'재미 … 판타지 로맨스


 

   
 

- 보리스 비앙 장편소설<세월의 거품>

한 주 동안 안녕하신가? 기자가 소개해 준 책들을 잘 읽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늘은 프랑스 작가 보리스 비앙(Boris vian)의 장편소설 <세월의 거품>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번에도 지난번에 이어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소개는 하지 않겠다. 역시 지난번에 밝혔던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무슨 이유인지 궁금한 독자들은 지난 기사를 참고하시라.

프랑스의 천재작가 보리스 비앙(1920~1959)에 대해 알만한 사람은 알고 기자같이 교양 수준이 떨어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보리스 비앙은 트럼펫 연주자, 즉 재즈 뮤지션이기도 하며 문화비평가이기도 하며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 분 정말 다양한 능력을 지녔다. 다양한 능력을 갖춘 분이니만큼 프랑스에서 천재 작가로 추앙받고 있다.

어쨌든 소설로 들어가보자. 보리스 비앙의 이 소설은 지독히도 판타지한 소설이다. 재미? 물론 굉장히 재밌다. 기자가 책을 잡고서 방에 뒹굴며 단번에 다 읽을 정도니. 이 소설을 한마디로 요약 정리하자면 현실세계에 대한 지독한 비관주의와 고독, 젊은 남녀의 비극적 사랑이 초현실주의(판타지)와 블랙유머, 독설, 사실주의적 비판과 함께 어우러져 전개되고 있는 초특급 로맨스다.

이 소설에는 콜랭과 클로에라는 연인과 시크와 알리즈라는 연인이 등장한다. 콜랭은 별다른 걱정 없이 재즈와 쾌락에 탐닉하면서 무료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청년이다.

어느 날 그는 파티에서 쿨로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그녀가 참 희귀한 병에 걸린다. 콜랭과 클로에는 운명적이고도 비극적이며 초월적인 사랑을 나눈다. 콜랭은 사랑하는 연인의 치료를 위해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고 육체노동 즉, 노동자로 전락한다. 이들의 사랑을 중심축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콜랭과 클로에의 격정적인 사랑에서 독자들을 흠뻑 몰입시키고 이들의 비극을 통해 또 한번 비극의 빨래통에 독자들을 풍덩 빠뜨린다.

클로에는 치유할 수 없는 병에 걸리는 구도는 우리나라 '중·고딩'용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구도 아니던가? 사랑하는 여인이 불치의 병에 걸리는 …. 하지만 이 소설을 삼류 드라마와 비교한다면 큰 오산이다. 작가 보리스 비앙은 초현실주의적인 신비적 배경과 사회비판적인 은유의 도구들로 콜랭과 클리오를 그리고 그들의 비극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일단 읽어보면 기자가 뭔말 하는 줄 안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 시크와 알리즈의 사랑은 불합리한 현실이 인간을 노예화하고 영혼을 타락시키는가를 하드보일드한 사건 구성과 블랙유머가 섞인 대화와 등장인물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준다. 역시 이들의 로망도 엄청 관심을 끈다. 시크는 주인공 콜랭의 친구인데, 정말 정열적인 사랑을 품고 사는 알리즈와 연인이 된다. 그런데 아뿔싸! 시크는 참 괴상한 철학자 파르트르라는 사람의 책을 수집하는 병에 걸렸다. 개똥철학자 파르트르의 책은 엄청 비싸다.

보리스 비앙은 젊은 날에 요절한 작가인데 재즈 음악에 무척 심취했다. 이 소설은 듀크 엘링턴이라는 미 흑인 재즈 거장에 대한 헌사일 수도 있다. 그의 문체는 시적인 운율 즉 재즈적 음악성이 가미되었다고 비평가들은 평한다. 물론 기자는 우리말 번역문으로 읽었기 때문에 문체에 시적 운율이 있는지 재즈적 음악성이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쨌든 문학이나 영화 등등 예술에 뜻이 있는 독자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기자는 이 소설에 별 다섯을 준다. 기자 요즘에 정말 후한 점수 준다. 책값 절대 아깝지 않으니 반드시 사보시길 부탁한다. 이상 즐거운 독서 하시길.

/조혁신기자 mrpen@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