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텔레비전 개그 프로에선 '정말 가관입니다'라는 말이 유행이다.

남녀 간 생각차이를 재미있게 꾸며 시청자들을 웃게 하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그보다 훨씬 더 '가관'이다.

지방 기초의원부터 시작해 입법기관인 국회까지 국민의 생각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자신들의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해 국가의 백년대계는 뒤로 한 채 지역 이익에만 매달리는 이기적인 소인배들이 정치권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여야 모두 상대 당의 안건을 무조건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면 진돗개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주인이자 고용주인 국민들이 '나라의 살림과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고용한 4년제 임시직임을 잊고 사는 듯하다.

흔히들 하는 말이지만, 선거철만 되면 허리를 90도로 굽혀 예의를 갖추다가도 당선만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들을 외면하는 게 다반사다.

어떤 사람들은 서슴없이 '그 X이 그 X이지'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말을 망설이지 않는다.

여야 간 싸움이나 당내 계파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1년 12달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말과 함께 쇄신을 약속하지만 그 마저도 며칠 지나지 않아 또다시 밥그릇 싸움을 다시 시작한다.

얼마 전 온 나라를 휩쓴 구제역에다 이제는 물가 폭등, 전세대란, 원전사고 걱정 때문에 매일 매일이 근심투성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갑자기 싸움을 멈추고 여야를 넘어서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

자기네 주머니를 채우고 자리를 보전하는 일에는 왜 그렇게 잽싸게 행동하고 단결을 잘하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한때 정치인 본인이나 가족의 범법 행위에 대해 일정 금액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면 면책이 되는 '선거법' 개정을 여야가 합심해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리 적은 벌금도 명백히 범죄고 전과에 해당한다.

국민들은 선거기간 동안 정치인들의 말을 믿고 표를 찍지만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후회하게 된다.

그들이 상대편의 얘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하고 서로 헐뜯고 싸우다가도 자신의 이익에는 얼굴빛을 바꾸고 뭉치는 모습에 국민들은 지쳐있다.

여야가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며 상생하는 정치, 진정 국민들을 생각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것만이 그들을 고용한 주인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송영남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