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터미네이터'기획·진행 … 시민 큰 호응
   
 


지난 23일 인천버스터미널이 문화예술공간으로 깜짝 변신했다.

공연기획사 '아.오.아'(A.O.A)의 예술축제 '터미네이터'. 아오아는 'Art Owned by All'의 약자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예술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인디밴드 공연, 사물놀이, 무용·음악·미술이 접목된 종합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인천시민으로서 인천사람들이 문화적으로 결핍돼 있음을 느껴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인천에서 문화행사가 없는 건 아니거든요. '뭐가 문제일까? 해결할 수 없나?' 하고 생각했죠."

대표를 맡고 있는 우예진(24·오른쪽) 씨를 포함한 6명의 아오아 멤버는 모두 2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인천과 서울에 거주하며 각각 한국화·연극·무용·경영학·환경공학·경영정보 등을 공부했다.

사는 곳도 전공도 다르지만 평소 친분이 있던 이들은 지난 2009년 문화예술 저변확대를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터미네이터'를 진행했다.

"터미널에서 한 달에 한 번 클래식 공연을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데 관객이 별로 없는 거예요. 저희가 기획하고 있던 공연기획서를 들고 무작정 찾아갔죠."

이달까지 '터미네이터'는 3차례 열렸다. 아직 정기행사로 자리 잡진 않았지만 3번의 경험에서 얻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은 충분히 짜릿했다.

아오아 멤버인 김규철(25)씨는 시민들이 공연팀과 소통하는 모습을 직접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다.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 재킷을 벗어던지며 아이처럼 좋아하셨죠. 물감이 든 총을 들고 직접 시민이 그림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엔 열광적인 참여를 보여줘 저희가 오히려 놀라기도 했어요. 이번 달엔 한국 전통문화를 많이 접목했는데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무척 즐거워했어요."

행사 기획부터, 홍보, 섭외, 진행까지 모든 걸 직접 진행하는 '아오아'는 구성원 모두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보니 힘든 일을 꼽는 것 보다 쉬운 일을 꼽는 게 더 빠를 정도로 모든 게 다 어렵다. 하지만 꿈을 실현해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실력이 많이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아이디어나 열정은 더 뛰어나죠. 저희끼린 별들을 모아 별자리를 그리는 거라고 해요. 앞으로도 예술가든, 일반 시민들이든 모두가 함께 예술을 즐겁게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글·사진=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