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화석생물 연구 삽화·희귀 사진 수록
   
▲ 완벽한 빙하시대=브라이언 페이건


일본 대지진 이후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새책 '완벽한 빙하시대'(푸른길·240쪽)는 기후변화가 세계를 어떻게 바꿨는가를 파헤친다.

몇 년 전 아이스에이지란 애니메이션이 개봉, 시리즈를 거듭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비결은 생동감 넘치고 유쾌한 주인공들에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보여준 주인공은 역시 빙하시대의 경관 그 자체였다. 빙하시대의 동물 친구들이 이미 떠나버린 인간 무리를 쫓아 이리저리 헤매는 동안 나타나는 빙하시대의 다양한 경관들은 눈보라치는 하늘과 모조리 얼어붙어서 새하얗기만 한 지구로 기억된 고요한 빙하시대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그렇다면 그 다채로운 풍경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떨까. 이 책은 바로 그런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지구상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가장 깊은 바닷속에서 수십만 년간 쌓여온 지층과 녹은 적 없는 빙하, 산 채로 늪에 파묻혀 고스란히 화석으로 남은 불행한 어리 매머드와 오랜 옛날의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화석생물들. 빙하시대부터 살아남은 원시림들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지구에 남아 있는 퍼즐 조각들을 어떻게 발견하게 됐는지, 이 조각들로 빙하시대를 어떻게 그려낼 수 있는 지에 대해 19세기부터 시작된 빙하시대 연구의 역사를 차근차근 따라간다.


이 책은 특히 빙하시대의 파란만장한 생존드라마를 192개의 정밀한 삽화와 160개의 희귀 컬러사진으로 수록하고 있다. 약 250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 플라이스토세의 빙하시대엔 오늘날 캐나다와 스칸디나비아 대부분 지역이 얼음으로 뒤덮였고 영하의 겨울이 1년 중 9개월 이상 계속됐다.

해수면은 지금보다 최소 90m가 낮았고 영국 등 대륙 근방의 섬들이 육지와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한없이 추운 겨울만 계속된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짧고 급격한 온난화와 시기가 빙기와 빙기 사이에 놓여 있었다.
'완벽한 빙하시대'에선 이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탐구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학문분야를 넘나드는 구체적이고 명료한 설명, 정교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상상화와 복원화, 다채로운 지도들이 빙하시대의 파란만장한 파노라마를 펼쳐낸다. 5만 원.

/김진국기자 freebird@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