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지 발로 뛰며 기록지진·화산 지질학적 분석방재대책 등 상세히 수록
   
▲ 지진과 화산의 궁금증 100가지=가미누마 가츠타다 외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지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진은 단순히 건물을 무너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거대한 해일을 만드는가 하면 원전시설을 파괴해 강력한 방사능까지 유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

최근엔 북한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우리 측에 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선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책 '지진과 화산의 궁금증 100가지'(푸른길·436쪽)는 지진과 화산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 가미누마 가츠타다는 세계 각지를 발로 뛰며 기록한 100가지의 방대한 팩트를 책에서 보여준다.

2010년 아이슬란드의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인도네시아 머라삐 화산 폭발에 이어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 폭발을 앞두고 있다는 예고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백두산 부근에 수천 마리의 뱀떼가 출현하고 2014년이나 2015년쯤 폭발할 것이란 구체적 수치까지 등장했다. 과연 백두산은 폭발할 것인가.

'지진과 화산의 궁금증 100가지'는 이런 의문에 완전한 정답을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백두산 폭발에 대한 대책을 체계적으로 갖추며 화산활동 등의 지질현상을 제대로 탐구하려는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일본 학자들이 몸으로 부딪히며 얻어낸 전 세계 지진과 화산의 체계적인 연구 기록은 한국독자에게 유익할 수가 있다.

책은 극심한 지각변동으로 인한 피해기록이 4쪽씩으로 이뤄진 챕터별로 깔끔히 정리하고 있다. 또 지진 임박설에 대한 지질학적 의미를 다룬 부분과 재해를 앞둔 동물들의 갑작스런 행동변화를 다룬 굉관 이상 현상에 대한 부분은 백두산 화산 임박설의 중심에 선 우리 국민들에게 힌트를 준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세계 각지의 화산 현지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 일본 학자들이 벌이는 학문적 시도는 단순히 지진과 화산분화로 인한 피해상황의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 전체에 대한 판구조론으로 논의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방재 대책에 대한 장에서 만나는 지진과 화산 해저드 맵은 우리에게 한번쯤 생각해 봄직한 시사거리를 안겨준다.

재해 예상 지역뿐 아니라 지역별 피난 경로, 피난 장소 등을 세심하게 표시해 둔 해저드 맵은 거듭되는 지각 변동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학계가 힘을 모아 이뤄낸 합작품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지진과 화산대책이 없는 우리 나라로서는 더 없이 부럽기만 한 제도적 배려라 할 수 있다. 가미누마 가츠타다 외 지음, 김태호 옮김, 1만8천 원.

/김진국기자 freebird @itimes.co.kr